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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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보석이 된 최두호, UFC 랭킹 재진입 시동

“화려한 보석이 돼 돌아왔다.”

 

김대환 UFC 해설위원은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슈퍼보이’ 최두호를 향해 이같이 평가했다.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 앞세워 피니시를 노렸던 최두호에게 노련함까지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최두호는 2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on ESPN 60 대회 페더급(65.8㎏ 이하) 경기에서 빌 알지오를 상대로 2라운드 TKO 승리를 거뒀다. 최두호가 UFC에서 승리를 따낸 건 2016년 7월 티아고 타바레스전 이후 8년만이다.

 

최두호는 1라운드 초반 알지오에게 길로틴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1분43초를 남기고 백스핀 엘보우에 안면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2라운드 초반에도 알지오는 최두호의 타격을 경계한 듯 거리를 좁혀 들어왔지만 최두호는 이 라운드 3분30초만에 라이트 훅 한방에 주저 앉혀 경기를 끝냈다.

 

경기가 끝나고 최두호는 “많은 사람이 의심했지만, 스스로를 믿으며 훈련해 이길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두호는 상대 펀치 타이밍에 나오는 칼날 같은 라이트 스트레이트 하나로 수많은 강자를 쓰러트리며 초신성으로 떠올랐다. 2016년 컵 스완슨과 벌였던 난타전에서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 경기는 2022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후 최두호는 군대문제와 부상 등이 겹치며 긴 시간 UFC 무대를 떠나있었고 4년만인 지난해 카일 넬슨과 대결에서 무승부 판정을 받았다. ‘최두호의 전성기는 이제 끝났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왔지만 최두호는 다시 일어섰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피니시 능력이 좋은 최두호가 그동안 터프하게 싸웠다면 이제 터프한데다가 영리해진 느낌”이라며 “피니시만 생각하지 않고 킥도 차고 잽과 훅을 넣다 자연스럽게 주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알렉스 페레이라의 예를 들며 “페레이라가 킥과 펀치를 섞어 상대의 집중력을 흩어논 뒤 결정적인 순간 레프트 훅을 터트려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 처럼 최두호 역시 다양한 공격을 보여준 뒤 무기인 라이트로 경기를 끝냈다”며 “최두호가 달라졌다”돌아봤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최두호의 랭킹 재진입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존의 무기들을 잘 관리했다는 게 실력을 늘리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라면서 “최두호는 효과적으로 이 것들을 다듬어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타고난 맷집에 영리한 경기운영이 더해진 것”이라며 “보석이었던 최두호가 화력한 색까지 입게 됐다”고 칭찬했다.

 

반면 아쉽게 경기를 내준 이정영과 최승우에게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둘다 화끈한 스타일로 UFC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이런 경기 운영을 버리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경기 스타일 결과가 안좋았을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두 선수 모두 인간 자체가 강한 타입”이라며 “옥타곤 위에서 전략적인 부분만 수정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