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맞아?”
조은의 작품을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낯선 표현과 익숙지 않은 화면이 질문을 낳는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재료와 표현의 방식으로 먹과 동양적 기법을 활용하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은 현대회화다. 여백을 통해 상상을 자극하던 동양화의 고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균형과 연결, 조화’에 집중해, 기어이 세련미를 함축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그만의 질서를 읽어낸 관람객들은 동양적인 면모와 대비되는 이국적인 풍경에 색다른 분위기를 누리게 된다. 하나의 화면에 펼쳐진 동양과 서양의 조화가 반갑다.
조은은 자연의 웅대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사색을 유도한다. 그는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들의 삶을 그려내며, 그들이 각자의 내적 세계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상상케 한다.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실존하는 풍경 속에서 온전히 휴식하거나 교감하는 느낌을 담으려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각자의 빛나는 삶을 자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은의 개인전 ‘木木木 : 흐를 숲’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8월 10일까지 열린다. 먹과 물, 아교의 자연스러운 번짐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해온 조은은 수묵의 멋과 깊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축해왔다. 전시 제목 가운데 ‘木木木’은 ‘木’(나무 목) 3개가 붙어있는 형태인데, 이는 사람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제목처럼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어 서로 에너지를 교류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신작 18점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