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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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복날 살충제 사건' 일부 할머니 DNA 검사 나서

경찰, 유의미한 증거 하나둘 확보, 쓰러진 할머니 중 1명 일반병실 이동
일반 병실 옮긴 '살충제 사건' 할머니, 가족 보더니 "어 왔어"
의료진에도 반가움 나타낼 정도로 의식 또렷, 경찰 수사 탄력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복날 살충제 음독 사건'이 사건 발생 일주일을 넘기면서 경찰이 용의자 특정을 위해 DNA 검사 등 수사력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8일째인 22일 일부 마을 주민을 상대로 DNA 검사를 실시했다.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살충제를 음독해 쓰러진 할머니들을 제외한 일부 할머니들에 대해 DNA 검사를 했다.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일대가 적막하다. 연합뉴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DNA 검사 대상은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이번 검사는 수사방식의 일부"라고 말했다.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원한 범죄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하나둘 확보됨에 따라 유의미한 증거 자료 또한 수집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용의자가 특정된 상황이 아니며 현재로선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경로당 감식을 통해 A씨 등이 커피를 마실 때 사용한 컵에서 살충제 성분을 확인했다.

 

경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살충제를 음독해 쓰러진 할머니 5명 가운데 3명의 상태가 호전돼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안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할머니 5명 중 1명인 A씨가 건강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일반병실로 옮겨진 첫 사건 당사자인 만큼 경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A씨의 아들 내외는 이날 오전부터 응급중환자실 앞에서 A씨가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다.

 

오후 1시 30분쯤 A씨가 중환자실에서 나오자 며느리가 "어머님!"이라며 인사를 건네자 A씨는 곧장 눈을 맞추며 "어 왔네?"라고 반갑게 답했다. 

 

침대에 누운 상태였지만 의식과 목소리가 또렷했다.

 

A씨는 의료진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료진이 "저도 같이 올라갈 거예요"라고 답하자 A씨는 "같이 갈 거예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경찰은 A씨의 가족과 조사 장소와 시점 등을 조율해 대면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A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대화는 가능한 상태인데 정확하게 병원에 온 이유와 과정까지 인지하지 못하신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사건 당일인 15일에서 하루 지난 16일 탈수 증상 등을 보이며 쓰러졌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5일 여성경로당 회원들과 점심을 먹은 이후 경로당에서 냉커피를 마신 것 외에 별다른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 경로당에 있던 냉커피를 마셔왔기 때문에 사건 당일 별다른 의심 없이 냉커피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할머니 B씨, C씨도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고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정지가 왔던 D 할머니와 사건 발생 나흘째인 지난 18일 입원한 E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다.


봉화=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