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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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김완섭 환경장관 후보자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 주저 질타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적극 노력해보겠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 시행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질타받았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조건 전국으로 확대하기보다 일회용 컵 사용량을 실질적으로 줄일 더 효과적인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두고 ‘전국 확대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개정된 자원재활용법이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2022년 6월 10일 전국에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난해 감사원도 전국 시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통보한 점을 거론했다. 이어 김 후보자에게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계획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제가 세종과 제주에서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직 아니다”며 “무조건 전국으로 확대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 발생할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와 관련해) 국민이 불편하다는 말도 나오는 것 같아서 제도의 목적과 방향은 유지하면서 국민의 수용성이 어디까지인가를 봐서 맞춰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도 후보자를 질타했다. 임 의원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문재인정부 말미에 선언만 하고 지금 정부로 넘어왔는데 전 정부와 지금 정부 사이 장·차관만 바뀌고 공무원은 그대론데 과거에는 (전국 시행이) 된다고 하고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면 왜 안 되는지 진정성을 가지고,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불편하고 힘들어할 수 있지만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기에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조금이라도 진전시키는 방법에 대해 말씀해줘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만 경청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에 (전국 시행에 대한) 로드맵도 다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더 효과적인 대안 검토는) 진정성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민을 하지 말자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내도록 하고, 컵을 매장에 돌려주면 보증금도 돌려주는 제도다.

 

2022년 6월 전국 시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자영업자 경영난 등을 이유로 같은 해 12월 제주와 세종에서만 축소 시행됐다. 환경부가 이후 전국 시행 계획을 내놓지 않아 제주와 세종에서도 제도 이행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여야는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 폐쇄와 관련해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환노위 여야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주영 민주당 의원 모두 제련소가 영남권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 있고 1997년부터 올해까지 1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점 등을 들어 제련소 폐쇄에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후보자는 “영풍석포제련소가 (오염물질을) 방류하지 않으면서 영업하고 통합허가를 받아서 잘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도 “환경오염을 반복해서 일으키고 근로자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태를 유지한다면 환경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이전할 장소가 없다는 점과 (해당 제련소에서) 주민이 일한다는 점 때문에 그간 적극적인 조처에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 적극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논문표절 의혹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김 후보자의 처가 회사를 향한 이해충돌 논란도 있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처가가 운영하는 실험 장비 업체가 지난 10년간 환경부 산하기관에 8000만원어치 장비를 납품한 점을 거론하고 “장관으로 있는 한 이해충돌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우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처가 업무나 경영에 관여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독립생계를 유지하는 어머니를 부양가족으로 해 연말정산 인적공제를 받았다가 장관 지명 후 이를 시정하고 공제받은 종합소득세 585만원을 한꺼번에 낸 것도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소득세법상 주소가 달라도 (부모의) 나이에 따라 부양가족으로 인적공제가 가능한 줄 알았다가 뒤늦게 문제를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