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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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돌며 사진만 '찰칵'… 잡고 보니 마약 운반책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일명 ‘던지기’ 방법으로 서울 서초구 주택가에 필로폰을 유통한 남성이 경찰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서초구 반포동과 양재동 일대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20일 새벽 서울 서초구에서 경찰 4명이 도주중인 마약사범 A씨를 뒤쫓고 있다. 서초경찰서 제공

지난 20일 새벽 4시47분쯤 서초구청 CCTV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던 경찰관이 반포동 일대 범죄 취약지를 모니터링하던 중 수상한 남성이 백팩을 메고 다니면서 곳곳의 사진을 찍는 것을 포착했다.

 

이를 접수한 서초서 112상황실은 곧바로 관할 반포지구대에 긴급 출동 지령을 내렸고 순찰차 2대가 20여초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반포동 한 빌라에서 걸어 나오던 A씨는 경찰이 신분 확인을 요청하자 즉시 도주했다.

 

경찰관 4명이 골목길 약 300m를 추격한 끝에 A씨를 검거했다. A씨가 지상 주차장 옆 담장을 넘어가 뛰던 중 한 카페 앞에서 다리가 풀린 틈을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 당시 A씨의 백팩 가방 안에는 필로폰이 약 3~5g씩 담긴 비닐봉지 21개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A씨 휴대폰 내 자료를 바탕으로 반포동과 양재동 주택가 18곳에 던지기 수법으로 넣어둔 비닐봉지 18개도 전량 회수했다. 경찰이 회수한 필로폰은 총 46g으로, 약 155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서초서는 올해 3월부터 서초구와 치안협업을 위해 매일 시간대와 장소별로 범죄 취약지를 선별, CCTV 영상을 모니터링해 수상한 움직임이 있을 때 바로 112상황실로 통보하고 있다. 경찰은 “치안 협업과 신속 현장 출동이 시너지를 낸 수범사례”라고 평가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