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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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제의 디딤돌이었던 ‘고무신 산업’ 재조명 특별전 개최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토 재건과 근대화 과정에서 ‘고무신’을 중심으로 본격 신발산업이 성장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신발산업의 중심은 부산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신발 대기업은 대부분 부산과 부산 근교에 터를 잡았다.

 

당시 부산에는 삼화고무(범표), 보생고무(타이어표), 태화고무(말표), 국제고무(왕자표), 동양고무(기차표), 진양고무(진양)가 ‘신발기업 빅6’를 이루면서 부산의 신발산업을 주도했다. 이 밖에도 대양, 세원, 태광 등의 신발 대기업이 경쟁하면서 신발산업을 발전시켰다. 이처럼 1950~60년대 부산을 중심으로 성장한 고무신 산업을 재조명하는 특별기획전이 개최돼 눈길을 끈다.

 

부산박물관에 소장된 보생고무의 타이야표 고무신(왼쪽)과 동양고무의 신발 포장지. 부산시 제공

부산시 임시수도기념관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기념관 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고무신’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6·25전쟁 정전 71주년을 기념해 한국전쟁 이후 부산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던 고무신 산업의 발전사와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 녹아든 고무신이 갖는 의미와 역할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고무신의 도입과 국산화 △부산 고무신 시대 △일상 속의 고무신 3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먼저 ‘고무신의 도입과 국산화’는 국내 고무신의 도입과 ‘한국형 고무신’의 등장 등 고무신의 전반적인 역사에 대해 소개한다. ‘부산 고무신 시대’에서는 부산 고무신 산업의 발전 배경과 부산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고무신 기업들을 관련 유물 및 사진, 영상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마지막 ‘일상 속 고무신’에서는 1950~60년대 고무신과 함께한 부산 시민들의 일상 모습을 부산 1세대 사진작가 정인성 선생과 그의 아들인 정영모 사진작가의 작품을 통해 소개한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고무신의 경제사적 가치와 위상을 살펴보고, 50~60대 중장년들에게 고무신을 신고 뛰어놀았던 추억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동진숙 부산시 임시수도기념관장은 “부산의 근·현대사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