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는 전국에서 정비사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재개발·재건축 진행 구역만 125개에 달한다. 장위뉴타운, 길음뉴타운 등 21개 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배경에는 다세대와 단독, 다가구 주택의 비율이 전체의 36%에 이르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있다. 재개발이 집중된 성북·삼선 권역과 장위·석관 권역의 경우 그 비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핵심 구정 방향도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향해 있다. 이 구청장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가 ‘주거명품도시 성북’을 만드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북1구역과 정릉동 898-16번지 일대, 신월곡1구역, 장위8·9·10구역, 석관동 모아타운 등 올해 하반기 주요 정비사업장을 소개하며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편차 없이 골고루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체계적인 정비사업 추진이 중요하다”며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주거명품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서울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인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 일대를 개발하는 신월곡1구역 재개발은 이 구청장이 특히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이 일대는 조합 내 복잡한 이해관계로 갈등이 깊어지며 오랜 시간 정비사업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 구청장이 취임한 후 성북구에서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선 결과 사업에 속도가 붙어 현재 이주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곳에는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아직 일부 성매매 업소 직원들이 남아있지만, 하반기 철거에 들어가 내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인근 길음역세권 사업과 함께 공사가 마무리된다면 성매매 집결지라는 오명을 벗고 명실상부 서울 동북권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문(석관)차량기지 복합개발도 이 구청장의 지역개발 핵심 구상 중 하나다. 약 20만㎡(6만평) 규모의 이문차량기지는 지하철 석계역(1·6호선)을 중심으로 성북구를 비롯해 동대문구, 노원구, 중랑구와 인접한 역세권이다. 소음과 분진, 지역 단절 문제 등으로 지역민들의 개발 요구가 꾸준히 있었던 지역이다. 성북구는 2022년부터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을 추진했고, 현재 서울시에서 ‘이문차량기지 복합개발 타당성 기초조사 및 개발계획 구상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혁신적인 개발계획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것”이라며 “인근 자치구와도 긴밀히 협업해 이 일대를 동북생활권 중심지로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이룬 가장 큰 성과로 주민자치 실현을 꼽았다. 성북구는 지난 민선 7기 20개 동에서 주민자치회를 구성했다. 지난해 20개 동 주민총회에 상정된 의제는 모두 566건으로 이 중 145건이 주민의 결정으로 주민자치계획에 반영됐다. 서울시에서 주민자치회 예산 지원을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이 구청장은 구의회와 협의해 예산을 마련하고 지원을 이어갔다.
이 구청장은 “주민발굴-주민결정-주민실행 체계에서 주민은 ‘내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되어 실행되는 과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끊어져 고민이 크지만, ‘일은 사람이 하며,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신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재정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공약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 정책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2만여명의 지역 소상공인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주민의 소비 촉진을 위해 올해도 성북사랑상품권 710억원을 발행한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고통받는 저소득층을 위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도록 행정력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구청장은 “청년은 성북구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이들의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의견을 정책 결정에 반영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