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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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선수촌에 맡기고 경기에 집중하세요”

올림픽 사상 첫 어린이집 조성
VR로 마음 달래는 ‘마인드 존’도

IOC, 동계대회 개최지 발표
2030 佛 알프스·2034는 美서

전 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올림픽 선수촌은 ‘작은 지구촌’이라 불린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촌은 프랑스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 생투앙쉬르센, 릴생드니에 걸쳐 축구장 70개 규모(약 54만㎡)로 조성됐다. 세계 각국 선수단 1만4250여명이 선수촌에 모여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수영, 배드민턴 등 한국 선수단도 이곳에서 막판 담금질에 들어갔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선수촌을 조성하며 자신만만했다. 올림픽 역사에 선수촌이 처음 등장한 게 1924년 파리 대회였던 만큼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것. 특히 조직위는 “어느 대회보다 선수의 의견이 반영된 선수촌”이라고 밝혔다.

내부도 올림픽답게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운영되는 선수촌 어린이집이 23일(현지시간) 파리 생드니에 위치한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마련되어 있다. 파리=연합뉴스

조직위가 23일(현지시간) 가진 선수촌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은 역대 최초로 만든 부모 선수들을 위한 ‘패밀리 존(어린이집)’과 심리 안정을 위한 ‘마인드 존’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 패밀리 존은 각종 아기용품과 실내 자전거 등 장난감이 마련됐다. 바닥을 육상 경기장 레인으로 꾸미는 등 올림픽 분위기도 조성했다. 패밀리 존이 만들어진 건 자녀가 있는 ‘부모 선수’들이 많아져 이들이 더 편안한 마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다. 2022년 딸을 낳은 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프랑스의 클라리스 아그벵누가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선수촌에서 아이와 함께 생활하며 대회에 전념하고 싶다”고 건의하고, 미국 육상 ‘레전드’ 앨리슨 펠릭스도 패밀리 존 조성에 힘을 보탠 결과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마인드 존도 눈길을 끈다. 마인드 존에서는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한 심신 안정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명상과 요가, 아로마 힐링 세러피 등을 할 수 있다.

 

다채로운 미식 문화를 가진 파리답게 선수촌 식당도 특별하다. 3500석의 엄청난 크기의 선수촌 식당은 세계 요리, 프랑스 요리, 아시아 요리 등 테마를 나눠 500개가 넘는 메뉴를 구성했다. 또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화제의 상품’이었던 선수촌 골판지 침대도 이번에 똑같이 제공되면서 선수들이 침대 위에서 뛰어 보는 등 ‘내구성 테스트’ 놀이가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 프랑스 파리 팔데콩그레에서 142차 총회를 열고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서 2030 동계올림픽을 열기로 확정했다. 단 IOC는 프랑스 정부가 재정적인 보증을 하는 조건을 달았다. 프랑스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또 IOC는 2034 동계올림픽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기로 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