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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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먼지 외

먼지(요제프 셰파흐 지음, 장혜경 옮김, 에코리브르, 1만7000원)=‘개인구름’이라고 일컬어지는 먼지는 입자, 물방울, 포자, 박테리아, 바이러스로 이뤄졌다. 인간의 피부에도 먼지가 있다. 우리는 통상 먼지를 치우느라 애를 쓰지만, 먼지를 팔며 이윤을 남기는 기업들도 있다. 독일의 다국적 기술기업 DMT는 연간 90종의 먼지를 판매한다. 대부분 청소기, 휴대전화, 자동차 부품 등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용 먼지다. 저자는 우리 몸의 화학원소가 우주먼지로 구워졌다는 이야기부터 치즈 포장지 등 일상 곳곳에서 만나는 먼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읽고 쓰고 소유하다(크리스 딕슨 지음, 김의석 옮김, 어크로스, 2만2000원)=미국 투자회사 설립자이자 블록체인 전문가인 저자는 빅테크의 정보 독점을 해결하고, 인터넷이 지향한 자유와 분권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주장한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인 블록체인은 소비자와 한 번 정한 약속을 임의로 깰 수 없다. 이런 신뢰성 외에도 투명성 등을 고려해봤을 때 블록체인은 장점이 많다.

DNA의 모든 것을 이토록 쉽고 재밌게 설명하다니!(생물학자 비어트리스 지음, 오지현 옮김, 더숲, 1만9000원)=미국의 저명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전 생물학 교사인 저자가 DNA에 관해 알아야 할 다양한 지식을 담았다. DNA란 무엇인지 설명한 후 세포재생 등 DNA가 하는 다양한 일을 조명한다.

떠오르는 숨(알렉시스 폴린 검스 지음, 김보영 옮김, 접촉면, 1만7000원)=흑인 퀴어 페미니스트 연구자이자 시인인 저자가 해양 포유류와 흑인이 어떻게 살해당하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조명한다. 고래를 포함한 해양 포유류는 서로를 보호하고, 복잡한 갈등과 협력의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바다와 바다 생물을 착취하는 동안에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저자는 이 같은 해양 포유류의 고난을 흑인이 겪어온 고난과 접목한다. 수족관에 포획된 고래가 출산하는 장면을 투옥된 흑인 인권 운동가의 출산 장면과 병치하고, 돌고래의 이동을 대서양 노예무역에서 흑인들이 수송된 역사와 함께 살핀다.

기밀문건 속 한국전쟁(션즈화 지음, 김동길·이강범 옮김, 피엔에이월드, 7만2700원)=마오쩌둥이 6·25전쟁을 반대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김일성이 강렬히 원했고, 스탈린이 동조했다. 전쟁이 북한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미국의 북진을 우려한 마오쩌둥은 결국 중공군을 내보냈고, 6·25전쟁에 병사로 참전한 자식을 잃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 역사학과 종신교수인 저자가 러시아 기록보관소와 중국 문헌과 자료를 통해 소련의 6·25전쟁 관련 주요 정책 결정 과정과 그 내막을 조명한 연구서다. 김일성·마오쩌둥·스탈린 간에 주고받았던 암호전보와 서신 등 총 504건을 사안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요(시드니 지음, 시공사, 1만7000원)=생애 처음으로 면접관이 된 저자가 일주일 동안 인재개발원에서 지내며 수백 명의 지원자들을 만나고 경험하며 느낀 점들을 기록한 에세이. 어떤 지원자들이 면접관에게 매력적인지, 또 면접관은 지원자들을 대할 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등을 기록했다.

수영장 가는 길(박초아 글·그림, 풀빛, 1만5000원)=비가 그친 어느 여름 주말 아침, 아이가 먼저 잠에서 깨어 아빠에게 수영장에 가자고 보챈다. 돌고래 인형을 품에 안은 아이는 아빠 손을 잡고 수영장으로 향한다. 아이와 아빠는 가는 길에 매운 떡볶이를 먹고, 산책 나온 강아지를 만나고, 멋진 고래 구름을 구경한다. 모든 경험이 처음인 일곱살 아이와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은 아빠의 사랑스러운 대화가 파스텔톤의 수채화로 아름답게 그려진다.

타이타닉을 구하라(플로라 들라기 글·그림, 이혜정 옮김, 산지니, 2만5000원)=1912년 4월 뉴욕을 출발해 순조롭게 유럽 대륙으로 향하던 여객선 카르파티아호에 한 통의 무전이 걸려 온다. 가까운 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던 초대형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다급하게 보낸 구조 신호였다. 카르파티아호의 로스트론 선장은 타이타닉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곧바로 항로를 돌린다.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의 생존자 706명을 구한 카르파티아호의 영웅적인 행위를 다룬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