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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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데이터로 쓴 ‘한반도 맞춤형 기후 교과서’

첫 번째 기후과학 수업/ 집현네트워크·윤신영/ 위즈덤하우스/ 3만원

 

“기후변화는 더는 의심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2023년 이후로는 더 이상 다른 설명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은 매달 해당 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년 내내 매달 가장 뜨거웠다는 뜻입니다. 해수면 온도는 더욱 그렇습니다. 2023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 14개월 연속으로 그달의 평균 수온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이 2024년 6월 초의 상황이므로, 이 기록은 앞으로 더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습윤 폭염, 기록적인 한파, 폭우와 가뭄을 오가는 복합 이상기후 등 우리는 집을 나설 때마다 기후변화를 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까지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을 경험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보았다. 인터넷 창을 열면 기후변화와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는 정보들이 쏟아지고, 그 가운데 어떤 것이 ‘가짜 뉴스’인지, 어떤 내용을 신뢰할지 고심하는 상황을 시시각각 맞닥뜨린다.

집현네트워크·윤신영/ 위즈덤하우스/ 3만원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부터 인재까지, 새로운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각각의 현상을 따로 이해하고 배경지식을 쌓기는 어렵다. 기초과학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에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을 아우르는 집현네트워크의 분야별 전문가 40여명이 지금의 기후변화 현상을 진단하고, 재난의 대응, 탄소중립에서 신재생에너지까지 과학으로 풀어내는 등 가장 첨예한 주제를 단 한 권에 담았다.

그동안 기후변화나 감염병 연구에서 해외 데이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 책은 우리 과학자가 정립한 우리나라 데이터 기반인 점이 특징이다. 극지방 해빙이 녹는데 한반도에 ‘북극한파’가 찾아오는 이유, 지구의 온도가 올라갈 때 우리나라에 더 강한 태풍이 더 자주 찾아오는 이유 등을 다룬다. 이 책의 집필진 집현네트워크는 세계적인 우리 과학자 21명이 주축이 돼 설립된 단체로, 해외의 최신 연구와 우리나라에 맞춤한 기후과학 지식을 아울러 ‘우리 기후과학 교과서’를 완성했다.

더불어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기후변화’와 ‘감염병’을 한자리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두 재난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고찰은 지구에서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 항목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