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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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체제·정체성 정립과정의 역사 탐구

한국과 조선-남북한 정통성 경쟁/ 김병로/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만9000원

 

2024년은 79년 민족 분단사에 기록될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해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통일을 지향하는 같은 민족이 아니라 ‘남남’이라고 선언했다. 이른바 ‘2국가론’이다. ‘북조선과 남조선’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으로, ‘북남관계가 아닌 조한관계’로 용어를 대체하고 한반도 지도도 반 토막 내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북한 주장을 추종하며 동조하고 나서거나, 정반대로 반통일을 꿈꿔온 혐북론자들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으로 내심 환영하면서 ‘조용한 동조’를 하고 있다. 북한의 2국가론을 반통일적, 반민족적 주장으로 비판하며 확고하게 대응 중임에도 북한의 2국가론은 우리 사회 내부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과 조선-남북한 정통성 경쟁’은 이런 혼란기에 꼭 알아야 할 역사와 개념을 정리한 책이다.

김병로/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만9000원

저자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분단의 기원 시점에 남북한을 고찰하고 미래로 나아가 통일 국가에서 벌어질 논쟁과 갈등, 해결해야 할 숙제와 방향을 이야기한다. 시대별로 꼼꼼하게 남북한 사회의 정체성 형성을 탐구한다. ‘남한은 왜 대한제국의 국호를 이어받고 북한은 왜 조선왕조 국호를 따왔을까’, ‘남한은 신라를, 북한은 고구려를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가볍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 호기심을 자극한 뒤 깊은 지식세계에서 끌어올린 대답을 펼쳐놓는다.

저자는 “한국과 조선의 민족·국가 정체성을 연구하는 것은 향후 통일 과정과 이후의 국가 건설 과정에서 사회통합과 국민통합 증진을 위해 준비해야 할 매우 중요하고도 긴요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