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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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일 ‘금 캐는 날’… 파리 도심에 태극기 휘날린다 [파리 2024]

태극전사, 본격 메달레이스

첫 메달 영광 놓고 사격·수영·펜싱 3파전
29일 女궁사 단체 10연패 향해 활시위
임시현, 랭킹 라운드서 세계 신기록 작성

유도 허미미·男 양궁·수영 황선우 金 사냥
배드민턴 女단식 1위 안세영 정상 노려
높이뛰기 우상혁· 女역도 박혜정도 기대

한국 선수단은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매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첫 메달 주인공을 사격과 수영, 펜싱이 경쟁을 벌이고 마지막 메달은 역도에서 나올 전망이다.

 

한국의 첫 메달 소식을 기대하는 종목은 사격이다. 개회식 다음 날인 27일 사격 10 공기소총 혼성 종목에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이 짝을 이루고, 최대한(경남대)과 반효진(대구체고)이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첫 파리 올림픽 메달을 정조준한다.

(왼쪽부터) 구본길, 임시현, 신유빈

28일 새벽에는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챔피언인 수영 김우민(강원도청)이 메달을 향한 역영에 나선다. 같은 날 효자종목인 펜싱에서는 남자 사브르 오상욱(대전광역시청), 여자 에페 송세라(부산광역시청)가 개인전에 출전한다.

 

29일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대회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양궁 여자 단체전이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1년 도쿄까지 단 한 번도 올림픽 정상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여자 양궁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임시현은 본 무대 전초전인 랭킹 라운드부터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파리 올림픽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는 25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여자 양궁 랭킹 라운드에서 총점 694점을 획득해 64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신기록이자 올림픽 신기록 점수다.

 

29일 오후부터 30일 오전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팀 코리아의 골든데이가 될 전망이다. 29일 오후 남자 공기소총 10m 박하준(KT)과 여자 공기소총 10m 반효진(대구체고)의 금빛 총성이 기대된다. 곧바로 재일동포 출신으로 한국으로 귀화한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경북체육회)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여자 57㎏급 유도 결승전이 펼쳐진다.

 

허미미 경기가 끝나면 남자 궁사들이 나선다.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은 양궁 남자 단체전 올림픽 3연패가 결린 결승에 나선다. 30일 오전 3시45분에는 황선우(강원도청)가 나서는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이 열려 또 하나의 메달을 기대하게 한다.

(왼쪽부터) 황선우, 안세영, 우상혁

30일과 31일에는 다시 펜싱이 빛을 볼 수 있다. 30일에는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31일에는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조준한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의 아쉬움을 파리에서 금빛으로 달래겠다는 각오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과 도쿄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한다. 종주국 프랑스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이다.

 

8월에도 메달사냥은 이어진다. 임시현은 다음 달 2일 혼성전과 3일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노리며 활시위를 당긴다.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을 앞세운 배드민턴 대표팀도 화려한 8월을 수놓을 후보다.

 

도쿄에서 사상 첫 ‘올림픽 노 골드’로 실망감을 안겼던 한국 태권도 대표팀도 7일 남자 58㎏급에 출전하는 박태준(경희대)을 시작으로 명예 회복에 나선다. 근대 5종에서도 도쿄 올림픽 남자부 동메달에 빛나는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10일, 2024 세계 선수권 여자 챔피언 성승민(한국체대)은 11일 나란히 메달에 도전한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10일에 펼치는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도 한국 팬들이 기다리는 경기다. 마라톤 외에는 육상 메달이 없는 한국은 우상혁을 통해 첫 트랙과 필드 종목 첫 메달에 도전한다.

 

폐회식이 열리는 11일에는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고양시청)이 역도 여자 81㎏ 이상급에 출전한다. 이 체급에는 최강자 리원원(중국)이 버티고 있지만 박혜정 역시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5개를 따내며 종합 15위 안에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적인 목표가 아니냐’는 평가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인구감소 등의 여파로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신에서는 한국이 그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데이터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9개를 딸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이 업체는 한국 양궁이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휩쓸며 금메달 3개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배드민턴 단식에서도 안세영이 금메달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도 우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스포츠클라이밍 이도현(서울시청)과 태권도 남자 80㎏급 서건우(한국체대), 박혜정의 금메달을 점쳤다. 반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대한체육회와 같은 금메달 5개를 예상했다. 금메달은 양궁에서 3개,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이 조를 이룬 배드민턴 남자 복식, 또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