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로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에 진입했다. LG전자는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의 영향을 받은 이차전지 관련 기업은 실적이 대폭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반도체 혹한기’를 지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D램에선 5세대 HBM인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내 양산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전장 ‘쌍끌이’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21조6944억원, 영업이익은 61.2% 늘어난 1조1962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이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대해 “현재 주력 사업(가전)과 미래 사업(전장)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2% 증가한 8799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호실적을 냈다. 모든 사업 부문이 흑자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조선업 시황이 개선되고 전력기기와 선박 애프터마켓(AM·유지보수), 디지털 솔루션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면서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752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단 29%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했다. 이차전지소재부문인 포스코퓨처엠은 리튬 등 핵심 원료 가격 약세로 매출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94.8% 감소한 27억원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전년 대비 34.3% 줄어든 40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석유화학 시황 회복, 희귀비만치료제 기술 수출 등의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단 영업이익이 53.4% 증가했다.
LG화학의 자회사이자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다만 직전 분기보다는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24.2%, 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