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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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쇼크에… 고공행진 하던 미국 증시, 22개월來 최대폭 급락

테슬라 12.3%·엔비디아 6.8% 떨어져
과도한 AI 투자 따른 수익 우려 원인
나스닥 3.64%·S&P500 2.3% 하락

거대정보기술(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폭락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주저앉으며 미 증시가 2022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떨어진 5427.13에 거래를 마쳤다. 미 증시를 이끌어가던 기술주들이 대거 폭락한 영향으로 나스닥은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급락한 1만7342.41까지 지수가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2022년 10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25% 하락한 3만9853.87에 마감했다. 이 여파로 아시아 각국 증시도 대거 하락했으며, 특히 일본 닛케이지수는 일본 정치권 내에서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발언이 이어진 영향까지 겹치며 3.28%나 내렸다.

 

미 증시의 고공행진을 이끌던 7개 빅테크인 ‘매그니피센트7’이 모두 충격적인 하락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무려 6.8% 내려앉았고, 메타(-5.61%), 알파벳(-5.04%), MS(-3.59%), 아마존(-2.99%), 애플(-2.88%) 등도 큰 폭으로 주가가 내렸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주가가 무려 12.3%나 하락했다.

 

빅테크들의 과도한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본격화된 것이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하루 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같은 기간보다 매출 14%, 순이익 29% 증가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132억달러(18조2860억원)에 달하는 자본 지출에 주목했다. AI 투자가 예상보다 과도하게 늘어나며 천문학적인 지출을 감당할 만한 수익을 지속해서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미 증시가 AI로 인한 거품이 발생했으며, 이 거품이 꺼져가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약 6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시점까지 AI를 통한 수익은 연간 약 200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