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소음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공원 내 행사로 발생하는 각종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파로 14년간 한강공원에서 개최돼 온 음악축제마저 무산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26일 공연·문화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두 달간 난지한강공원에 행사로 인한 소음 민원은 91건 접수됐다. 이 중 70건은 단 이틀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당시 난지한강공원에서는 공연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소음 민원 신고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올해 대관 가능 날짜를 줄였다. 서울시는 행사장 인근에서 발생하는 소음, 주차 공간 부족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대관 주기를 1주에서 2주로 늘렸다.
기존에 비해 줄어든 날짜를 갖고 여러 주최사가 경쟁하다 보니 심사에 탈락한 업체는 올해 계획했던 행사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유명 음악축제 '렛츠락 페스티벌' 주최 측은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9월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개최 예정이던 행사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해당 행사의 주최 측이 올해 유독 대관에 실패한 원인은 난지한강공원에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날짜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서울시로부터) 난지한강공원 대관 불허 통보를 받았다"며 "장소 답사와 일정 조정 등 많은 협의를 거쳤지만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강공원은 서울시 산하 미래한강본부가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민간 업체가 이곳에서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 서울시의 대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정에 따라 대관이 허가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렛츠락 페스티벌은 지난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난지한강공원에서 진행돼 왔기 때문에 행사를 기대하던 음악 팬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팬은 "이 페스티벌은 매년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려온 큰 행사"라며 "록(Rock) 팬들 사이에서는 연례행사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축제 참가자와 지역 주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로 2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면 일대가 완전히 마비된다"며 "보다 원활한 행사 관리를 위해 주최 업체와의 상호 소통에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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