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TV토론 ‘강자’ 해리스 “트럼프 TV토론 발 빼려 해…나는 준비됐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2차 TV토론을 ABC 방송 주최로 9월10일 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거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을 빼려고 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이전에 합의된 9월10일 토론에 동의했고 그(트럼프)도 동의했다”고도 덧붙였다. 애초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합의한 9월10일 TV토론을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제안하면서, 토론 주관 방송사를 교체하자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공을 넘긴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도 “유권자들은 후보 간 TV토론을 볼 자격이 있다”면서 “나는 준비가 됐다. 그러니 해보자”라고 썼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TV토론에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2019년 6월27일에 있었던 TV토론에서 군소주자로 분류됐던 해리스 당시 상원의원이 유력 대선 후보였던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압도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흑백 인종분리정책으로 유명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함께 일한 추억을 상기한 것을 지적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토론 보도에서 “바이든은 해리스의 공격을 받는 동안 난파선 조각에 매달리듯 연단을 꽉 잡은 채 불안하게 눈을 깜빡였다”면서 “바이든이 이때부터 페이스를 잃고 동문서답하면서 토론을 망쳤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당시 법사위원회에서 법무장관, 대법관 후보 청문회 등에서 날카로운 질의로 ‘청문회 스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한 차례 이상 TV토론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초 9월10일 예정된 TV토론을 ABC가 아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주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폭스뉴스도 9월17일 TV토론을 개최하겠다며 지난 24일 트럼프와 해리스 캠프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폭스뉴스가 주최하는 TV토론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