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 동안 국가대표 메달리스트들의 인터뷰와 선수 지원, 스포츠 외교의 거점 노릇을 해온 코리아 하우스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처음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운영을 잠시 멈췄던 코리아 하우는 2016 리우 이후 8년 만에 파리에서 부활했다. 대한체육회는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프랑스 파리 국제회의장인 3층짜리 건물 메종 드 라 시미를 통째로 빌려 코리아 하우스를 운영한다.
코리아 하우스가 위치한 곳은 파리 7구다. 각국의 대사관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한국으로 치면 강남구 청담동쯤 되는 동네라고. 프랑스 현지 교민은 “이 건물에서 회의장 두개실을 빌려서 컨퍼런스를 진행한 친구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루 임대료가 6만 유로(약 9000만원)라고 들었다. 코리아 하우스가 이 큰 건물을 전체로 빌려서 사용하게 되면 하루 임대료가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은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귀띔해줬다.
체육회는 예술과 문화의 중심 파리에서 전 세계를 주름잡는 K컬처를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고자 15개 민간·공공 기관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코리아하우스를 조성했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음식, 예술, 패션, K팝 등을 아우른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대대적으로 알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펼치기 위해 코리아하우스의 성격도 복합문화 공간으로 바뀌었다.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으로 코리아하우스 운영을 책임지는 이혁렬(66) 대한민국선수단 지원단장은 개관식이 열린 25일(현지시간) “대한체육회의 팀 코리아라는 브랜드와 K컬처가 동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단장은 “코리아하우스를 통해 팀코리아 세계적인 브랜드로 한 단계 올라서야한다”며 “우리나라의 콘텐츠 중에서도 일반 사람들이 제일 접하기 쉬운 K푸드 쪽을 집중적으로 홍보한 뒤 또 다른 분야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빌드업'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 오지윤 스포츠마케팅사업단장은 “현재 19∼21명의 체육회 인력이 코리아하우스에 상주 중”이라며 “우리 문화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자는 뜻에서 체육회가 코리아하우스를 마련하고, 15개 민간·공공 기관이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처음으로 협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받은 코리아하우스 방문 신청자가 8000명을 넘었으며 대략 30∼40%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체육회는 이번 코리아하우스 방문자의 국적, 연령, 선호 트렌드 등을 면밀히 살피고 설문조사도 벌여 빅데이터를 축적해 앞으로 동·하계 올림픽에서 코리아하우스운영의 큰 줄기를 새로 잡을 참이다.
이 단장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에는 한국 선수단의 부단장으로 국가대표 선수 뒷바라지에 힘썼고, 올해 초에는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을 맡아 성인 올림픽에 버금가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앞장섰다. 이 단장은 “굳이 따지자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부단장 때가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었고,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땐 단장으로서 당연히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자리였기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코리아하우스 단장은 팀코리아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경험이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중견 기업인 에스폴리텍을 26년째 운영하는 이 단장은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은 인풋 대비 아웃풋의 개념과는 전혀 달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고 빌드업해야 한다”며 “이런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체육회 직원들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