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는 제가 한국 수영의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아닐 겁니다.”
‘마린보이’ 박태환(35) SBS 해설위원은 ‘현재’ 한국 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08 베이징에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불모지였던 한국 수영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혔다. 2012 런던에서도 자유형 200m,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이 따낸 올림픽 메달은 박태환이 따낸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가 전부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박태환은 이제 자신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내일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한국에서 자유형 400m 세계 정상급 선수가 나와 나도 자부심을 느낀다”며 “김우민은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 지금까지 해온 걸 실전에서 잘 발휘하면 시상식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서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남자 자유형 200m 우승 후보인 황선우를 향해서도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가 메달을 딸 기회라고 봤는데 아쉽게 놓쳤다. 이번 대회에서 부담을 느낄수도 있고, 자유형 200m 경쟁이 워낙 치열하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획득,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던 기억을 잘 살려서 도쿄 때의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에서 한국 수영은 박태환이라는 불세출의 천재 한 명에게 의존했다면 2024 파리에서는 그렇지 않다. 황선우와 김우민을 위시로 이른바 ‘황금세대’가 힘을 합쳐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황금세대가 등장했다는 바로미터가 바로 남자 계영 800m다. ‘쌍두마차’인 황선우와 김우민을 비롯해 이호준(제주시청), 양재훈( 강원도청), 이유연(고양시청), 김영현(안양시청)까지 6명이 힘을 합쳐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무대는 제패한 이들은 이번 파리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할 예정이다.
박 위원은 “왜 황금세대들이 지금 나왔을까요”라고 웃으며 “올림픽 수영 개인 종목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단체전에서 메달 후보로 꼽힌다는 건 더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만큼 한국 수영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반기며 “우리 한국 수영이 더 높은 곳에 올라가 미국, 호주, 중국처럼 수영 강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