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운영을 두고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중 일부는 에어컨을 틀지 않고 운행하고 있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틀지 않는 가운데 테러 위협에 대비해 창문도 열리지 않게 해놓았다. 이 때문에 셔틀버스 안은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다.
수영 대표팀의 김우민은 지난 25일 훈련을 마치고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더라”면서 “며칠 전에는 버스가 좁은 골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 길을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기도 한다”고 밝혔다. 황선우도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까 사우나 같다. 밖의 기온보다 버스가 더 더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수촌에서 수영장까지 40∼4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1시간 반이 걸려서 매우 힘들다. 테러 위협 때문인지 창문도 못 열게 안전요원이 테이프를 붙여놨다.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자칫하면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컨디션이 저하될 상황에 놓이자 대한수영연맹은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황선우와 김우민을 비롯한 경영 남자 800m 계영 대표팀은 결전을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을 나와서 호텔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만난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오늘부터 남자 800m 계영 멤버 6명은 경기장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호텔을 사용한다”며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한수영연맹은 해결책을 올림픽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경영 대표팀이 출국할 때 ‘불편한 점이 있으면 빨리 말해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선수촌 환경,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촌외 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는 현장 의견이 있어서, 서둘러 호텔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남자 계영 800m 멤버들은 30일까지 호텔에서 묵을 예정이다.
탁구 대표팀 선수들도 ‘노 에어컨’ 버스에서 벗어나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협회의 배려 덕분이다.
대한탁구협회는 26일 “올림픽에 참가 중인 선수들과 유승민 회장이 소통한 결과, 경기장 인근에 에어비엔비를 확보해 휴식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게 배려하고, 선수촌과 경기장 간 이동 가능한 별도 차량과 기사를 확보해 선수들의 최적의 이동, 휴식을 보장코자 한다”고 밝혔다.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 사이의 휴식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데다 경기장과 선수촌을 이동하는 데 40분 이상 소요되어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으로 이동하기에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셔틀버스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훈련이나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지치는 경우가 많았다.
유 회장이 지난 25일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애로사항을 파악해 발빠르게 조치한 것이다. 협회는 경기장 근처 차량 이동 10분 내 거리의 에어비엔비 확보 통한 선수들의 휴식 시간 보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9인승 차량 및 기사 지원을 통해 선수촌-경기장, 경기장-에어비엔비 간 원활한 이동을 지원한다.
유 회장은 “회장이 아닌 선배 입장에서 4년간 이 대회를 기다린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지원을 결정했다. 우린 선수들을 지원하러 왔다”고 이번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