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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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본부장 “큐텐, 중국에 600억원 상당 자금 있다고 들어”

“담보로 대출하려 해… 큐텐 대표, 어디에 얼마큼 줄지 말 없어”

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싱가포르 소재 큐텐이 중국에 600억원 상당 자금이 있어 이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하려 한다는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왔다. 한편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사과나 자금 마련 등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큐텐의 600억원 지원설’을 묻자 “그게 중국에 있는 자금이다. 중국에서 바로 빼 올 수가 없어 론(대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자금의 용처를 묻자 “구영배 (큐텐) 대표님이 써야 하는 거니까, 어디에 얼마만큼을 주겠다고 아직 말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서울 신사동 티몬 신사옥 지하 1층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권 본부장은 취재진이 다시 설명을 요청하자 “들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린 거다.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앞서 티몬·위메프의 또 다른 관계자도 “큐텐 자금이 중국에 있는데, 중국 당국이 자금을 해외로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고 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티몬·위메프는 사내 유보금 등으로 고객 환불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자들에게 줄 미정산 대금 1600억∼1700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티몬·위메프의 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현금 창출이 끊겼고 부동산 등 남아있는 자산이 없어 ‘외부 수혈’ 밖에 방법이 없다. 이에 그룹의 정점에 있는 구 대표가 대주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해 환불과 정산 대금을 수혈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반면 구 대표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온 큐익스프레스에 티몬·위메프 사태 불똥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하고, 하루 만에 큐익스프레스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아직 그는 지금껏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 수혈 등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구 대표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 25일 “구영배 대표가 한국에 있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으나 구 대표는 전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권 본부장은 구 대표의 소재에 대해 “이번 주까지 한국에 있었다”면서도 “최근에 연락을 따로 하지 못해 (한국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유통업계와 티몬·위메프 피해자 모임에서는 싱가포르에 생활 기반을 둔 구 대표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