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싱가포르 소재 큐텐이 중국에 600억원 상당 자금이 있어 이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하려 한다는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왔다. 한편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사과나 자금 마련 등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큐텐의 600억원 지원설’을 묻자 “그게 중국에 있는 자금이다. 중국에서 바로 빼 올 수가 없어 론(대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자금의 용처를 묻자 “구영배 (큐텐) 대표님이 써야 하는 거니까, 어디에 얼마만큼을 주겠다고 아직 말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취재진이 다시 설명을 요청하자 “들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린 거다.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발 물러섰다. 앞서 티몬·위메프의 또 다른 관계자도 “큐텐 자금이 중국에 있는데, 중국 당국이 자금을 해외로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고 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티몬·위메프는 사내 유보금 등으로 고객 환불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자들에게 줄 미정산 대금 1600억∼1700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티몬·위메프의 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현금 창출이 끊겼고 부동산 등 남아있는 자산이 없어 ‘외부 수혈’ 밖에 방법이 없다. 이에 그룹의 정점에 있는 구 대표가 대주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해 환불과 정산 대금을 수혈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반면 구 대표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온 큐익스프레스에 티몬·위메프 사태 불똥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하고, 하루 만에 큐익스프레스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아직 그는 지금껏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 수혈 등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구 대표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 25일 “구영배 대표가 한국에 있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으나 구 대표는 전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권 본부장은 구 대표의 소재에 대해 “이번 주까지 한국에 있었다”면서도 “최근에 연락을 따로 하지 못해 (한국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유통업계와 티몬·위메프 피해자 모임에서는 싱가포르에 생활 기반을 둔 구 대표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