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의 간판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4강에 안착했다.
오상욱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8강에서 파레스 아르파(캐나다)를 15-13으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올랐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이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오상욱은 현재 세계랭킹 4위로, 이번 대회에서도 개인전 메달 후보로 꼽혀 왔다.
3년 전 처음으로 출전한 도쿄 올림픽 당시 세계랭킹 1위였음에도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던 그는 두 번째 올림픽에선 개인전 최고 성적을 확보한 가운데 메달 획득 기대감을 키웠다.
오상욱은 한국시간 28일 오전 3시 15분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와 준결승전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전은 28일 오전 4시 55분 이어진다.
이날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오상욱은 에반 지로(니제르)를 15-8로 가볍게 제압했다.
초반부터 특유의 길이를 활용한 공격을 앞세워 5-0으로 앞서나간 그는 1피리어드를 마쳤을 때 8-2로 앞섰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로 승리를 챙겼다.
알리 파크다만(이란)과의 16강전도 15-10으로 무난하게 이긴 오상욱은 아르파와의 8강전에선 앞선 경기들보단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아르파는 이날 32강전에서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4연패에 도전한 아론 실라지(헝가리)를 15-8로 잡고 16강전에선 홈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볼라드 아피티(프랑스)도 꺾으며 기세가 오를 대로 올라 있었다.
1피리어드 8-5로 주도권을 잡은 오상욱은 2피리어드 막판 12-9에서 연속 실점으로 동점까지 내주며 위기에 몰렸으나 먼저 13-12를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8강전 승리 후 취재진을 만난 오상욱은 "4강까지 고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 경기가) 큰 산이었다"며 "4강이나 결승은 더 높은 산이니까 원우영 코치님과 더 소통하면서 이겨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점점 적응하고 있다. 긴장감 속에서 내가 뭔가를 해볼 수 있는 그런 여유를 찾은 것 같다"면서 "오히려 이런 무대에서 이변이 많이 일어난다. 더 많이 대비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상욱 외에 다른 한국 선수들은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생애 첫 올림픽 경기에 나선 2000년생 막내 박상원(대전광역시청)은 16강전에서 선천펑(중국)에게 11-15로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현재 세계랭킹 34위인 박상원은 이날 32강전에서 세계랭킹 6위인 미국의 18세 신성 콜린 히스콕을 15-1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16강에 진입했으나 선천펑을 상대로는 경기 중반 내준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1989년생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에게 8-15로 패했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왔으나 개인전 메달이 없는 구본길은 마지막 올림픽으로 삼고 나선 이번 대회에서도 끝내 입상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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