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며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집중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이 시작부터 크고 작은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 에어컨 없는 ‘찜통 버스’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 차례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라는 기록이 무색하게 개막식에서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고 오륜기를 반대로 다는 등 황당한 실수도 속출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한국 선수단은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유람선을 타고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현장 아나운서는 불어로 한국을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로 소개했고 이어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말했다. 이는 모두 북한을 의미한다. 또 개막식에선 오륜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그뿐만 아니다. 다음 날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한국 선수의 이름을 잘못 표기해 또 물의를 빚었다.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의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이름을 ‘Oh sangku(오상구)’로 표기했다.
대회 운영 과정에서 선수들의 불만도 터져나온다. 우선 선수촌 음식의 품질과 영양 불균형 문제가 불거졌다. 조직위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고 고기 대신 채식 위주로 선수촌 식단을 짰는데, 식당에 사람이 몰리면 닭고기 한 조각도 먹기 힘든 실정이다.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올림픽협회의 앤디 앤슨 최고경영자는 “계란, 닭고기, 특정 탄수화물 등이 충분하지 않고 선수에게 생고기가 제공되는 등 음식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에서는 에어컨이 잘 안 틀어져 선수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국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23·강원도청)은 “다른 나라 선수 한 명이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더라. 며칠 전에는 버스가 좁은 골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 길을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같은 종목 국가대표 황선우(21·강원도청)도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까 사우나 같다. 밖의 기온보다 버스가 더 더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울트라’를 통해 생중계됐다. 파리의 센강에서 진행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을 촬영하기 위해 85대의 퍼레이드 보트에 설치된 200대 이상의 S24 울트라는 보트 위 선수단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등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의 방송 중계를 지원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초로 도입된 ‘빅토리 셀피’(시상대 셀카) 프로그램에도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활용됐다. 올림픽 시상대 소지품으로 삼성전자가 올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명 전원에게 제공한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이 정식 허용되면서 빅토리 셀피가 가능해졌다. 우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 금지현(24·경기도청)·박하준(24·KT)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우민 등도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으로 시상 순간을 남겨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