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올림픽 개최국은 개회식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 자국을 빛낸 동·하계 올림픽 스타를 내세운다. 그런데 2024 파리 올림픽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개최국 프랑스가 아닌 국가 출신의 뜻밖의 스포츠 스타들이 지난 27일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봉송 주자로 등장해 주목받았다.
테니스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와 여자 테니스 특급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이상 미국), 체조 사상 첫 10점 만점의 주인공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미국 복수국적) 등이 바로 주인공이다. 독보적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개회식 공연 중에 얼굴을 비쳤다.
나달은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에게서 성화를 받은 뒤 루이스, 윌리엄스, 코마네치가 이미 타고 있던 보트를 타고 센강을 질주해 다음 주자에게 넘겼다. 어떤 배경에서 이들을 성화봉송자로 선정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나마 ‘프렌치 커넥션’이 돋보이는 선수는 나달이다. 나달은 테니스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전체 22회) 중 64%를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오픈에서 일궈 ‘흙신’으로 불린다. 윌리엄스도 프랑스오픈에서 3번 축배를 들었다.
펠프스와 루이스, 코마네치는 국적과 종목을 넘어 탁월한 업적을 남긴 올림피언이라는 점에서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의 영광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이단 평행봉에서 10점 만점의 신화를 쓴 코마네치는 몬트리올에서 3개, 1980 모스크바 2개 등 올림픽 금메달 5개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