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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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또 다른 주인공 ‘기업 파트너’ [더 나은 경제, SDGs]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대와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이 막을 열었다. 1924년 8회 대회 후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린다는 점 외에도 이번 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하고, 올림픽 발전과 스포츠 부흥에 평생을 바친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고국에서 열린다는 점, 개회식 장소로 에펠탑 등 파리 곳곳의 명소를 택함으로써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주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열린 점 등 여러모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 소개된 올림픽 파트너.

올림픽이라 하면 보통 경기 종목과 참가 선수, IOC, 개최국, 참가국, 그리고 금·은·동 메달, 국가 순위 등이 떠오르지만, 잘 치르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기업 파트너’ 유치도 꼽힌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와 도시가 주도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해도 세계 최대의 축제를 무사히 개최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막대한 재정적 이슈뿐만 아니라 생필품과 식사, 방송, 통신 등 많은 부분에서 기업 파트너는 큰 도움의 손길을 준다.

 

올림픽 파트너사로 선정되려면 분야별 업무와 연관돼야 하며, 브랜드 마케팅 협업을 진행해야 하는 한편 일정액 이상의 후원금을 지불해야 한다. 종전에는 월드와이드 파트너와 공식 파트너, 공식 스폰서, 공식 공급사, 공식 서포트 등 5등급의 지위를 부여했지만, 최근에는 월드와이드 파트너, 프리미엄 파트너, 공식 파트너, 공식 서포터 등 4등급으로 축약됐다.

 

통상 IOC의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오랜 기간 계약을 유지한다. 이번 올림픽부터 세계 1위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벨기에의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신규 참여했고, 기존 13개사는 장기간 파트너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월드와이드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1988 서울 올림픽에서 국내 파트너로 시작해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2014 소치 동계 올림픽까지 9회 연속 무선통신 분야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그리고 국내에서 개최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부터는 태블릿 PC, 노트북, 데스크톱 PC 등으로 영역을 크게 확대한 월드와이드 파트너가 됐다.

 

파리 올림픽의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이밖에도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알리안츠, 아토스, 브리지스톤, 코카콜라 컴퍼니-멍니우, 인텔, 오메가, 파나소닉, P&G, 토요타, 비자가 있다. 프리미엄 파트너는 아코르, 그루프BPCE, 까르푸, EDF, LVMH, 오렌지 텔레콤, 사노피 등 8개사다.

 

공식 파트너로는 그루프ADP와 에어프랑스, 아르셀로미탈, CDC 디파짓스 펀드, 시스코스, CMA CGM, 다논, 데카트론, FDJ, GL 이벤트, 일드플랑스 모빌리테, 르꼬끄 스포르티브, 프라이스워더하우스쿠퍼스 등 14개사가 참여했으며, 공식 서포터로는 세일즈포스와 라 포스트, 테크노짐, 소덱소, DXC테크놀로지 등 무려 52개사가 참여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참여 기업의 구체적인 후원금액은 IOC 규정상 공개되지는 않지만 월드와이드 파트너는 1000억원 이상, 프리미엄 파트너 150억~500억원 이상, 공식 파트너는 25억~150억원 이상, 공식 서포터는 약 25억원 미만을 후원하는 것으로 각각 알려졌다.

 

IOC는 올림픽 파트너 기업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파트너는 2024년 파리 올림픽 및 장애인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준비에 필수적인 이해 관계자입니다. 월드와이드 파트너(IOC TOP 프로그램 회원) 또는 국내 파트너(프리미엄, 공식 또는 서포터)들은 혁신적인 파리 2024 대회 개최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원(자금, 기술 서비스 및 제품)을 통해 조직위와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및 장애인 올림픽 조직에 기여합니다. 파트너는 파리 2024 비전의 홍보대사입니다. 그들은 경기를 홍보하기 위해 전체 생태계(직원, 고객, 공급업체 등)를 참여시키고, 파리 2024의 유산과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적극 기여합니다.”

 

올림픽 파트너는 단순한 후원 기업이 아닌 올림픽 정신과 유산, 그리고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적극 홍보하는 대사의 역할도 맡고 있는 셈이다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은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의 주인공은 단연 경기를 직접 주관하고 참여하는 국가와 선수라고 할 수 있지만, 올림픽 정신은 참여 그 자체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참여는 또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도록 전반에 걸쳐 함께하는 기업 파트너의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파트너 기업과 함께 파리 올림픽이 그 어떤 대회보다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협력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