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만능 에이스’ 서승재(27·삼성생명)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두 종목 동반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서승재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채유정(29·인천국제공항)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8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앞서 확보한 남자복식 8강 티켓과 함께 ‘두 토끼 사냥’의 서막을 올렸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이날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혼합복식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의 셀레나 피에크·로빈 타벨링 조를 2-0(21-16, 21-12)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이틀 전 알제리팀을 상대로 거둔 첫 경기 완승에 이어 2경기 연속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남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8강 진출을 확정했다. 4개 팀씩 편성된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면 자동으로 8강 진출권을 얻게 되는 대회 규정에 따른 결과다.
쉬운 승리를 예상했던 두 사람은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게임 초반 1-7까지 끌려갔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6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3-12 역전에 성공했다. 서승재의 파워풀한 스매싱과 채유정의 견고한 네트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2게임 역시 0-3으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채유정은 상대 선수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빠른 움직임으로 네트에서 우위를 점했다. 14-6까지 앞서가며 네덜란드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결국 21-1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서승재는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8강에 올랐지만 아직 조 1위 결정전이 남았다. 더 집중해서 조 1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채유정도 “네덜란드 선수들이 까다로운 상대였다. 우리가 많이 졌던 상대이기도 해 긴장했다”면서도 “잘 넘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0 도쿄 올림픽 8강,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경험한 두 선수의 호흡은 더욱 무르익었다. 서승재는 “도쿄 때는 준비가 덜 됐었는데, 이번엔 욕심보다는 더 단단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29일 오후 9시 태국의 데차폴 푸아바라눅로·삽시리 타에라타나차이와의 경기에서 조 1위 달성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