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만족할만 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한국 사격이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효자 종목’이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가는 분위기다. 이대로만 가면 올림픽 사격 역대 최고 성적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까지 이틀째 파리 올림픽 사격 종목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로 벌써 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금1, 은1), 2020 도쿄 올림픽(은1)에서 거둔 성과는 이미 뛰어넘었고, 이제는 한국 사격 역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2012 런던 올림픽(금3, 은2)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한국 사격은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27일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 24살 동갑내기 듀오가 은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메달이 걸린 첫 종목부터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28일에는 8년 만에 금빛 총성을 울리며 도쿄 올림픽의 ‘노골드’ 설욕을 씻었다.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김예지(임실군청)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쓴 것이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반 수확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 50m 권총 진종오(금)-최영래(은)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오예진의 금메달은 예상밖의 메달이기에 더 값지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지난해 2024 국제사격연맹(ISSF) 자카르타 월드컵에 출전해 공기권총 10m에서 개인전 1위, 단체전 1위에 오를 정도로 기량이 뛰어나지만, 세계랭킹 35위라서 대한사격연맹이 ‘메달 전망’ 선수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순풍을 탄 한국 사격은 조심스럽게 역대 최고 성적까지 내다보고 있다. 런던 올림픽 당시 ‘사격 황제’ 진종오는 공기권총 10m와 50m 권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여자 전용 종목인 25m 권총에서는 김장미가 금메달을 획득하고, 50m 권총의 최영래와 50m 소총 복사의 김종현도 은메달을 기록했다.
29일에는 여고생 반효진(대구체고)이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25m 권총에 출전하는 양지인(한국체대)과 김예지, 여자 50m 소총 3자세에 나서는 이은서(서산시청)도 메달을 노릴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공기권총 혼성과 남자 속사권총도 얼마든지 메달이 나올 수 있는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