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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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양궁 10연패 그 뒤에는…‘우리가 다 준비할게’ 현대차그룹이 있었다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 ‘파리 올림픽’ 금메달
1988년 단체전 첫 도입 후 내리 10연패…현대차그룹 전폭 지원 있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을 시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 한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의 선전에는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이번 파리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우리 대표팀은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앞서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안치쉬안, 리자만, 양샤오레이로 팀을 꾸린 중국을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물리쳤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양궁은 이로써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현재 진행 중인 특정 나라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다. 미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400m 혼계영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의 선전에는 국내 단일 스포츠 종목 후원으로는 최장기간을 함께하는 현대차그룹이 함께하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이번 대회 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세워 선수들의 적응을 일찌감치 도왔다.

 

특히 양궁 선수들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에 미리 맞서는 차원에서 현지에서 예상되는 음향과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대회를 다수 치렀고, 국내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도 소음 적응 훈련을 실시해 시선을 끌었었다. 그룹이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과의 일대일 대결이 화제가 됐고, 센강에 인접한 경기장의 바람 특성을 고려해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도 진행하는 등 사실상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

 

현지에서도 지원은 끝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국가대표팀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는데, 훈련과 휴식 공간을 모두 갖춘 터라 선수들은 다른 것에 신경 쓸 것 없이 오로지 경기 준비에만 만전을 기하면 됐다.

 

경기 환경뿐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을 위한 준비에도 현대차그룹은 심혈을 기울였다. 슈팅 자세를 분석하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활 장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양궁협회장과 아시아양궁연맹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직접 단체전 관람에 이어 시상자로 나서 선수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룹은 이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선수단 선발과 협회 운영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보고 투명성과 공정성만 강조하는 트랙을 유지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