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대 부산항에 입항하던 대형 컨테이너선박이 방파제에 부딪쳐 좌초한 사건의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29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5분쯤 파나마선적 2만t급 컨테이너선 A호가 부산 영도구 조도방파제 끝부분과 충돌하면서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해경의 발 빠른 조처로 A호에 승선했던 선원 18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고, 현재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를 내리는 하역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경은 하역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달 1일쯤 A호를 부산 영도의 한 수리조선소로 옮겨 사고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A호 측은 사고 원인을 ‘해무(바다 위 수면에서 발생하는 안개)’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 해역에 짙은 안개로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방파제와 충돌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사고 당시 해무로 조도방파제 인근 해상의 시정이 300m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해무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해경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박은 레이더 등 다양한 전자 장비를 통해 항해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사고 원인이 ‘해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고 당시 선장을 비롯한 A호 승선원 모두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을 확인됐다. 조사 결과 A호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방파제 손상에 대한 피해 보상 책임이 A호 측에 있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 들어 부산에서는 유독 해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개장한 해운대해수욕장은 해무로 인해 올해만 15차례 입욕이 통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