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사과하면서도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논란 속에서 한국 축구의 방향키를 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16강 이상이 목표”라면서 취임 일성을 밝혔다.
홍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서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프로축구 울산 HD와 K리그 팬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였다. 이어 “팬들로부터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부채감과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지난 7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초 울산 지휘봉을 잡으며 대표팀 감독직엔 “관심이 없다”고 밝혀 왔으나, 돌연 마음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울산과 K리그 팬들의 분노도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홍 감독은 풍부한 경험을 내세우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나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도 있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적 경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유소년 발굴이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지 배워왔다”며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 나가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나서겠다.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K리그와 유소년 시스템이 긍정적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으로 ‘존중?대화?책임?헌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이 서로 존중하며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많은 오해는 소통 부재에서 나온다. 선수들과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잡기 위해 3차 예선에 나선다.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9월부터 아시아지역 3차 최종 예선에 돌입한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외국인 코치 관련 미팅 이후 ‘캡틴’ 손흥민(토트넘) 등 유럽파들을 만나면서 한국 축구 반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목표에 대해 “이제 최종 예선을 시작하기 때문에 결과를 얘기하긴 이르다”면서도 “한국 대표팀이 원정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이었다. 우리는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