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적의 A씨는 지난해 4월 입국해 경기 화성의 화학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비전문취업 비자(E-9)를 통해 입국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가급적 오래 일할 생각이다. A씨는 “처음에는 약품 탓에 알레르기도 나고 고생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며 “한국 생활에 차츰 적응해 가고 있어 더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총인구가 5177만여명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8만2000명 늘었다. 내국인 인구가 10만명 넘게 줄었지만, A씨와 같은 외국인 인구가 18만명 넘게 늘면서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다만 저출생·고령화 추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인구 대비 유소년(0∼14세) 비중이 10%대까지 낮아진 반면 65세 이상 고령 비중은 18%대에 진입했다.
‘나홀로’ 가구 비중은 35.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1일 기준 총인구는 517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2000명(0.2%) 증가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주민등록통계와 달리 외국인 등 한국에 3개월 이상 거주하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한다.
앞서 총인구는 202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들어 외국인(193만5000명)이 18만3000명(10.4%) 증가한 덕분에 상승 반전했다. 외국인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한국계)이 53만2000명(27.5%)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4만7000명·12.8%), 중국(22만1000명·11.4%) 순이었다. 2022년 대비 베트남 3만8000명(18.1%), 태국 2만7000명(16.8%), 중국 1만7000명(8.5%)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작년 고용허가제에 의한 외국인 채용 규모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취업 자격 체류 외국인은 2020년 45만2297명, 2021년 40만6669명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44만9402명, 지난해 52만257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내국인 인구는 지난해 4983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만1000명(0.2%) 줄었다. 2021년부터 3년째 감소세다.
연령별로 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365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명 줄었다. 유소년도 561만9000명으로 24만1000명(4.1%) 감소했다. 이로써 유소년 인구 비중은 10.9%까지 낮아졌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60만9000명으로 46만2000명(5.1%) 증가했고, 비중도 17.7%에서 18.6%로 커졌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고령층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26.3명으로 전년보다 1.4명 증가했다. 생산연령인구 4명가량이 고령층 1명을 부양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총가구는 2272만8000가구로 전년보다 1.5%(34만5000가구) 증가했다. 일반가구가 총가구의 97.1%(2207만3000가구)를 차지했고, 집단·외국인가구는 2.9%(65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일반가구를 가구원 수별로 보면 1인 가구가 35.5%로 가장 많았다. 작년 1인 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년보다 32만7000가구(4.4%) 늘었다.
가구원 전체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374만4000가구로 나타나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는 213만8000가구로 8.3% 증가해 처음으로 200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일반가구 중 고령자 1인 가구 비중은 9.7%에 달했다. 고령자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15.5%)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