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한다고 하더라도 만회하려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양궁 단체전 3연패를 이뤄낸 '최강의 궁사' 김우진(32·청주시청)은 이렇게 말했다.
김우진은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과 함께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구본찬(현대제철), 이승윤(광주남구청)과 호흡을 맞추고,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오진혁(현대제철), 김제덕과 팀을 이뤄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진이다.
올림픽 단체전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해 본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맏형'으로 두 후배를 이끌었다.
후배들에게 강조한 건, 실수한 것을 스스로 만회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김우진은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3명이 다 고르게 잘 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만회하려고 하면 안 된다, (다른 두 명이) 나눠 가지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단체전에서는 앞에 사람이 실수하면, 뒷사람이 더 잘해주면 되고, 그다음 사람이 더 잘해주면 된다. 그런 부분들이 오늘 잘 나왔다"고 말했다.
셋 중에서 가장 큰 부담을 진 건, 역시 김우진이었다.
3번 사수는 마지막 발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에 가장 중요한 자리다.
원래 김우진이 1번에서 쐈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3번으로 옮겼다. 3번이었던 김제덕이 압박감을 느꼈고, 김우진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우석이 1번, 김제덕이 2번을 맡았다.
김우진은 "3번이 부담스러운 자리지만, 맏형으로 다른 선수들이 더 편하게 쏠 수 있도록 했다"고 순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함께했던 선배 오진혁을 떠올리며 "어제 오진혁 선수가 메시지를 보냈다. 준비한 만큼 경기를 잘 펼치면 분명히 잘할 거라더라"라고 전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오진혁 선수가 느꼈을 고충을 알게 됐다. 스스로 삭인 것도 많았을 거다.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세계선수권에서 9개, 올림픽에서 3개,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궁사다.
그러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김우진은 임시현과 함께 출전하는 혼성 단체전, 그리고 남자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김우진은 "랭킹 라운드 때 말한 것처럼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 남은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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