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해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78) 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이 다음 달 중순 만료된다. 이에 판결이 늦어지면서 정 씨가 석방돼 재판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정 씨의 항소심 구속 기간이 다음 달 15일 만료된다. 검찰은 정 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인 6개월을 이미 모두 연장한 터라 더는 연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에서 구속된 피의자가 항소심에서 2달씩 최대한 3번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검찰은 정 씨의 구속기간을 지난 1월, 3월, 6월 등 이미 3차례 연장해 추가 연장이 불가능하다.
항소심 판결이 늦어지면서 정 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재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씨의 항소심을 진행 중인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병식)는 지난 25일 계획했던 결심공판 미루고 다음 달 22일 다시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은 정 씨의 구속기간 만료일을 고려해 밤늦게라도 증인 신문을 마치자고 항의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씨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전지검은 지난 5월 또 다른 여성 신도 2명에게 19차례에 걸쳐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준강간)로 정 씨와 측근들을 추가로 기소한 바 있다.
1심에서 정 씨 측은 무려 13명의 개인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선임해 최대한 형량을 낮춰보려 했으나 징역 23년이라는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또한 1심 과정 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방영으로 인해 이단 사이비에 대한 국민적인 공분이 일어났다. 이에 여론이 악화되면서 변호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임하는 변호인들이 속출했다.
검찰 측은 “항소심에서 무한정 구속기간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1심이 진행 중인 정 씨의 또 다른 재판이 있다”며 “항소심과 별개로 1심 재판부와 정 씨의 구속기간을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은 재판이 늦어져 정 씨가 불구속 상태까지 되는 상황에 반발하고 있다. 2022년 피해 여신도 3명과 함께 정 총재의 성범죄 혐의를 알렸던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구속 만기 이후에 재판하게 되면 정 씨가 석방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데, 재판부는 애초의 결심공판을 번복했다. 피해자 고통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