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가운데,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30일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 발생 이후 22일 만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약 800억원”이라면서도 “이 부분으로 다 투입할 수 있을진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개인 사재를 투입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큐텐 지분 38%를 갖고 있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큐텐그룹이 티몬·위메프 판매대금을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인 위시 인수 자금으로 일시적으로 빌려 썼다고 했다. 구 대표는 위시 인수자금에 대해 “현금으로 들어간 돈은 4500만(달러)이었고 그 돈에 대해 일시적으로 티몬과 위메프 자금까지 동원했다”면서 “다만 이는 한 달 내에 바로 상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산 지연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5년간 제 모든 것을 걸고 이 비즈니스를 키우는 데만 (자금을 운용)했고 단 한 푼도 제 사익을 위해서 횡령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구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 미정산 대금을 갚겠다’고 말한 지 6시간 만에 법원에 긴급회생절차를 밟은 것을 문제삼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긴급회생신청 자체가 의도적인 책임회피행위 아니냐”고 질타했다. 구 대표는 “약간만 도와주시면 다시 정상화시키고 해결하고 반드시 피해 복구 를 완전히 할 수 있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구 대표는 또 싱가포르 기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불가피하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구 대표는 전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과 파트너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오후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 제도를 통해 사업 정상화를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판매·구매회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와 확신으로 전사적 노력을 다해왔지만, 거래중단과 회원 이탈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악순환을 방지하고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득이하게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뼈를 깎는 자구 방안을 수립해 실행할 준비도 돼 있다”며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며 모든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것임을 약속한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티메프 사태 수습을 잘해야 한다”며 “피해자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티메프 사태 발생 직후 중소기업부에 긴급경영안전자금 투입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