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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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의대’ 6년 동안 매년 평가… 인증 탈락 땐 신입생 모집 중단

의평원, 주요변화평가 계획 설명회

전국 32개 대학 중 30곳 평가 대상
12월부터 학생 변화·재정 등 심사

31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무리
정부 “지원 규모 아직 미미한 수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입학 정원을 10% 이상 증원한 30개 의대에 대해 앞으로 6년간 매년 ‘주요변화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기준도 현재의 15개에서 51개로 늘린다. 기존보다 현격히 강화된 평가에 대학들은 인증에서 탈락할까 우려하고 있다.

 

의평원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요변화 평가 계획(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의평원은 교육부가 지정한 의학 교육 평가·인증 전문기구로, 의학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화가 생긴 의대를 평가하는 주요변화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의평원은 입학정원을 10% 이상 늘린 30개 대학에 대해 51개 기준을 적용해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지침은 15개의 기준을 사용했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기존 지침은 2017년 서남의대 폐교에 따라 전북의대와 원광의대가 서남의대 학생을 편입생으로 맞이할 준비가 돼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정한 지침이었다”며 “당시 전북의대는 정원이 23%, 원광의대는 18% 증가했는데, 이번에는 대학별로 정원이 200∼300% 늘어나 기준을 추가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의평원은 의대 증원이 결정된 올해를 시작으로 졸업생이 배출되는 2029년까지 6년간 매년 주요변화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우선 각 대학은 △학생 수 변화 △교원 수 변화 계획 △시설 확보 현황 및 변화 계획 △교육병원 변화 계획 △재정 확보 계획 등을 담은 ‘종합 기본계획’을 11월30일까지 접수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전년도 계획의 진척 사항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후 의평원이 2025년 1월까지 51개 기준으로 계획서를 평가해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면, 판정위원회가 2월 각 대학에 결과를 통보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각 대학은 인증 기간이나 인증 유형이 변경될 수 있다. 인증에서 탈락한 대학은 졸업생이 국가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신입생 모집도 중단될 수 있다.

 

의평원은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의대 관계자들은 인증 탈락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11월까지 51개 항목에 맞춰 앞으로의 교정 계획을 준비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평가 지표 대부분을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대학 의견 등을 바탕으로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을 심의해 결과에 따라 이행권고 또는 보완지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해결도 요원한 상태다. 복지부는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가을턴’ 전공의 모집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지원한 인원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전국 흉부외과 전공의 107명 중 현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는 12명뿐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