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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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올림픽’ 레트로 운동화 광고 했다가…논란 휘말린 아디다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선보인 운동화 레트로 모델로 출시
광고에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앞세웠다가 ‘반유대주의’ 거들었다는 비난 받아
벨라 하디드가 출연한 아디다스 SL72 광고. 아디다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1972년 뮌헨올림픽을 테마로 러닝화 신제품을 낸 아디다스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을 이 광고에 등장시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달 중순 운동화 ‘SL72’ 광고를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재했다. 이 운동화는 아디다스가 1972년 뮌헨올림픽 때 처음 선보인 제품을 다시 출시한 레트로 모델이다.

 

논란은 아디다스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벨라 하디드를 앞세우면서 불거졌다. 뮌헨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테러에 희생된 바 있는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해방을 SNS 등에서 강조해온 하디드를 모델로 세우면서 광고로 ‘반유대주의’에 힘을 보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벨라 하디드가 출연한 아디다스 SL72 광고에 관한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문. 이스라엘 정부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캡처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하디드와 그의 아버지는 반유대주의적 비방과 음모를 자주 퍼뜨렸다(She and her father frequently promote blood libels and antisemitic conspiracies against Jews)”며 “아디다스는 어떠한 할 말이 있느냐(adidas, any comment?)”고 따져 물었다. 이 글에는 하디드가 모델로 나선 아디다스 광고 이미지도 첨부됐다.

 

미국 유대인 위원회도 “어두운 올림픽을 상기시키기 위해 반이스라엘 목소리를 내는 모델을 내세운 것은 엄청난 실수이거나 의도적인 선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디다스는 지난 19일 사과문에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역사의 비극적 사건과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상처와 고통을 준 데 대해 사과한다”고 캠페인 수정 계획을 알렸다. 이는 곧 하디드 교체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됐다. 아디다스 SNS 계정에서 논란의 광고는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온라인에는 캡처된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하디드도 최근 자신의 SNS에 “나는 이 캠페인이 공개되기 전에는 1972년의 끔찍한 사건과 역사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그것을 알았다면 진심으로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나는 이 캠페인의 감수성 부족에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난다”고 밝혔다.

 

자신과 아디다스 모두에게 광고가 미칠 영향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했다던 하디드의 반성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도 달렸지만, 일부는 ‘아디다스 광고로 얻은 수익을 팔레스타인을 위해 기부할 수 있느냐’ 등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