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로 같은 아파트 주민을 살해한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일본도 소유 허가를 위해 그의 정신병 이력을 확인했지만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그 시기가 지난 1월이어서 경찰은 정신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31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김모(37)씨를 긴급 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11시27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 A씨(43)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흡연을 하는 A씨에게 120㎝ 길이의 일본도를 들고 다가가 시비를 걸었는데, 이에 놀란 A씨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칼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도중 숨졌다. A씨는 초등학교 3학년생과 4세의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평소 직장과 집밖에 몰랐던 착실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성실한 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수 목격자는 A씨가 일본도로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다고 했다. 흉기 길이는 무려 120㎝에 달했다. A씨는 아파트 정문 앞 길거리에서 김씨로부터 변을 당했다.
그는 신고를 요청할 당시 의식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 중인 몸을 이끌고 약 5m 떨어진 관리 사무실에 도착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씨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힘들어하는 A씨를 따라와 재차 공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김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와 김씨는 서로 얼굴은 아는 사이였으나 별다른 관계가 있었던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고가 난 아파트 정문에는 이날의 비극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아스팔트 바닥 위로 붉은 핏자국이 보였다. 핏자국을 가리기 위해 모래를 덮어놨지만 선명한 자국을 지우기는 역부족이었다.
핏자국은 아파트 정문에서 5m 가량 떨어진 관리사무소 앞까지 이어졌다. 길거리에서 A씨가 김씨에게 공격당한 후 신고를 요청하러 가면서 떨어진 자국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씨는 사건을 저지른 직후 달아났으나 1시간여 만에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아파트 거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