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화학학회가 발행하는 전문지가 글로벌 화학 기업 순위에서 LG화학을 4위로 평가했다. 이는 한국 기업 중 최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산업 전문 매체 ‘C&EN’이 발표한 올해 50대 화학 기업 순위(2024 Global Top 50)에서 LG화학은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의 직전 최고 순위는 2021년 7위였다.
국내 기업이 C&EN이 발표하는 화학기업 순위에서 ‘톱 5’ 안에 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중국의 시노펙(2위)에 이어 두 번째다.
C&EN은 매년 화학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화학 기업 순위를 발표한다. 또 사업확장과 인수합병 등 해당 분야의 실적을 기반으로 각 기업 성과를 평가한다.
올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독일 바스프(BASF)가 차지했다. 또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화학 기업이 공급과잉 등으로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10위권 기업 중 2022년보다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LG화학(4위, 6.5%), 페트로차이나(5위, 3.4%), 영국의 린데(10위, 0.3%) 등 3곳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423억달러(약 59조원)로 2022년 대비 6.5% 증가했다.
C&EN은 LG화학이 이탈리아 이엔아이(ENI)와 차세대 바이오 오일(HVO) 공장을 설립하고, CJ제일제당과 바이오 나일론(PA) 사업화, GS칼텍스와 생분해성 3HP(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상용화를 각각 추진하는 등 친환경 원료 기반의 신사업을 확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 LG화학이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주에 착공한 양극재 공장, 제너럴모터스(GM)와 맺은 약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 등 배터리 소재 분야의 전략을 강화한 점도 언급했다. 이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친환경소재, 전지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 온 점을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글로벌 50대 화학기업 순위에서 한국 기업은 LG화학 외에 롯데케미칼(27위)과 한화솔루션(47위), SK이노베이션(50위)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소재 부문 상승세에 힘입어 47위로 재진입했고, SK이노베이션도 순위권에 포함됐다.
C&EN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개 화학기업의 전체 매출은 2023년 1조360억달러로, 2022년 대비 10.7%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등세가 지난해에는 약화했고, 재고 조정으로 판매량도 감소했다. 공급 과잉도 이어지면서, 29개 기업의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7개 기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C&EN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노후화된 자산으로 인한 경쟁력 부족으로 어려움을겪는 유럽 기업에는 특히 좋지 않은 해였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은 풍부한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약점을 더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