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대선 불복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며 16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이날까지 대선 불복 시위에서 일어난 충돌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15세, 16세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5)가 각종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과 달리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9일 니콜라스 마두로(62)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고 선언하자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부정선거”라며 항의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빈민·노동자 계층에서도 분노가 확산하고 있어 이번 시위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부터 이어져 온 25년간의 좌파 정권 통치를 종식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거센 반대 시위에 직면한 마두로 대통령은 무력과 사법 수단까지 동원해 야당과 시위대를 탄압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곤살레스 후보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폭력행위 선동’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국가방위군을 최대한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명령했다.
마두로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베네수엘라 당국이 투표소 단위로 완전하고 투명하며 상세한 투표 데이터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고, 룰라 대통령 역시 같은 의견을 표명하며 두 나라가 이 문제에 공조키로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