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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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퇴거명령" 與 "빌런, 지가뭔데"…법사위, 또 고성 얼룩

野 25만원지원법·노란봉투법 의결에 與 "입법독재" 거센 항의
鄭, '지가 뭔데' 발언 사과 안한 곽규택에 "앞으로 발언권 정지"…與 "독재"
박성재 법무 vs 野 장경태도 서로 "부끄러운 줄 알라" 고성

여야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4년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의 야당 주도 처리 과정에서 거칠게 대립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여당의 반대 속에 야당 주도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을 표결 처리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곽규택 의원.

이에 앞서 국민의힘이 사회권을 쥔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표결 전 충분한 토론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대체 토론이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 김용민 서영교 의원의 찬성 토론과 국민의힘 곽규택 주진우 장동혁 조배숙 의원의 반대 토론이 오갔고 정 위원장은 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토론 종결 제의에 따라 법안을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토론권을 더 보장하라면서 고성과 삿대질로 거세게 항의했지만, 정 위원장은 거수 표결을 그대로 진행해 민주당 의원 10명의 찬성으로 두 법안은 통과됐다.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 자리로 몰려가 "거부권 유도", "입법 독재"라며 항의를 이어갔고 정 위원장은 세 차례에 걸쳐 "퇴거 명령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자당 의원들에게 "앉아있어"라고 말한 뒤 "무슨 퇴거명령이냐. 지가 뭔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버르장머리 없다"며 발끈했고, 박지원 의원은 "니가 뭔데라고?"라며 큰 소리로 항의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소란이 잦아든 뒤 정 위원장을 향해 "결국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내 길 간다'는 식으로 일방적 토론 종결을 했다. 한두 번 반복된 게 아니다"라며 "언론에서 (정 위원장을 향해) '빌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항의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뭔 퇴거명령이냐. 지가 뭔데"라고 발언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사과하지 않자 발언권 중지를 선언, 곽 의원이 퇴장하고 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빌런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국민의힘 여러분들께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폭주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라고 응수했다.

여야는 오후 회의에서도 곽 의원의 '지가 뭔데' 발언으로 다시 충돌했다.

정 위원장은 "'지가 뭔데'라는 반말, 막말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곽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의원은 "'네가 뭔데'라면 반말이지만, '지가 뭔데'의 지는 제삼자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반말이 아니다. 사전을 찾아보라"며 "그 사람, 자기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임위원장이 뭔데 퇴거 명령을 함부로 하나. 사과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국회법 145조에 따라 의원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히면 경고나 제지할 수 있다"면서 "20분 드린다. 사과하지 않으면 발언권을 정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곽 의원은 20분 뒤 거듭된 사과 요구에 "사과할 사안도 아니고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재차 말했고, 정 위원장은 "곽 의원에 대해선 사과할 때까지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 발언권을 중지한다"고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다시 거세게 반발했고, 정 위원장은 회의를 40여 분 만에 정회했다. 곽 의원은 이후 속개된 회의엔 불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일방적 상임위 진행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정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면서 그 잘못된 의사 일정에 항의하는 의원 발언권까지 정지시키는 건 의회폭거고 의회독재"라고 장외에서도 반발을 이어갔다.

이어진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에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이원석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원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간에 고성이 오갔다.

장 의원은 "지휘권은 개인이 아닌 기관이 기관에 대해 하는 것"이라는 박 장관의 설명에 "저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을 듣고 있을 수 없다. 저게 무슨 발언이냐"라고 소리치며 발언 중지를 요청했다.

박 장관도 덩달아 목소리를 키우며 "저런 것이라니, 아무리 의원이라도 장관에게 어떻게 그렇게 말하나"라고 항의했다. 이에 장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고, 박 장관도 "본인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맞받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