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24시간 무인 코인 세탁방을 운영하는 30대 점주 A씨는 가게 내부를 비추는 CCTV 영상을 돌려보다 허탈감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31일 새벽 세탁방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서는 각각 20·30대로 보이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밥을 먹고 있었다. 언뜻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A씨가 분노한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세탁방 이용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찰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12분쯤 세탁방 안으로 3명이 들어왔다. 이들의 손에는 음식이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 일행의 행동은 태연했다. 가게를 처음 방문한 게 아닌 듯 익숙한 동작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빨랫감을 들고 온 사람은 없었다.
일행이 식사하는 도중 다른 손님이 가게를 찾았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은 손님은 식사 중인 3명을 흘깃 보더니 가게 밖으로 나갔다. 3분 정도가 지나자 가게 앞에 경찰차가 섰다.
경찰의 출동 모습을 지켜본 3명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여성은 갑자기 가게 한편에 있던 안마의자에 요금을 결제한 뒤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척했다.
경찰에 세탁방 손님이라고 변명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됐다. 가게로 들어온 경찰이 이들에게 경고와 함께 퇴실을 요청하고 나서야 불청객들은 세탁방을 나갔다.
경찰이 때마침 현장을 찾은 건 빨래를 하러 왔던 손님이 신고했기 때문이었다. 이 손님은 A씨에게도 당시 상황을 공유했다.
A씨는 "밥을 먹던 사람들의 몸에 문신이 있기도 했고, 위협적인 분위기에 손님이 신고한 것 같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신고한 손님의 연락을 받고 당장 가게로 뛰어가고 싶었지만, 당사자들과 마주치면 싸움이 벌어질까 싶어 꾹 참았다고 한다.
이어 "시간이 지나 가게에 갔더니 그들이 쓰레기 일부를 버리고 간 것을 보고 화를 참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