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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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분쟁지’→'韓 고유영토'… 軍 교재, 8개월 만에 수정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표현하고 한반도 지도에 독도를 넣지 않아 질타받았던 장병정신전력 교육 교재가 8개월 만에 바뀌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교재에선 독도 관련 서술이 대폭 수정됐다. 기존에 영토 분쟁으로 기술된 부분을 삭제하고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며, 영토 분쟁은 있을 수 없다’는 정부 입장과 우리 군의 수호 의지를 포함해서 별도로 기술했다.

독도. 뉴시스

독도가 그려지지 않았던 한반도 지도 11곳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국가 지도집의 표기 방식을 준용해 독도를 넣었다.

 

한·일관계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 협력과 동반자적 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표현이 ‘일본과는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일본이 군사적 보통국가화를 꾀한다’는 부분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기조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내용으로 대체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경우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는 언급에서 ‘혜안’이라는 평가적 표현을 뺐다.

 

기존 교재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NLL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해상경계선’이라고 명시했다.

 

‘북한을 추종하는 우리 내부의 위협 세력’ 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2019년 문재인 정부 시절 교재에선 삭제됐던 표현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부 위협 세력이 있다는 사실은 장병들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가(國歌)로 김일성 찬양가를 사용한다’는 내용은 뺐다. 북한을 나라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관계나 수치의 오류도 다수 수정됐다. 2021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4.3%인데 기존 교재에 4.1%로, 백마고지 전투에서 고지 주인이 바뀐 횟수는 14번이었으나 24번으로 엉뚱하게 적혔던 것이 확인됐다.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 1∼3월 국방부 전 부서가 참여해 윤독회를 실시하는 등 오류를 식별했고 이후 유관기관 검토 및 대면 토의를 총 4회 실시했다.

 

쟁점이 됐던 부분을 중심으로 외부 기관과 전문가들의 대면 토의를 통해 검증했다.

 

다만 기존과 달리 집필·감수진 명단을 뺐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번에 집필·감수한 분들이 참여하지는 않았다”며 “국방부 전체가 참여했는데 저희 이름도 넣어야 하나 고민했고, 규정상 (명단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독도를 영토 분쟁지역으로 기술된 교재를 지난해 12월 일선 군에 배포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질책하고 시정을 지시하자 국방부는 일선 부대에 배포됐던 교재를 전량 회수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