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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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경보 속 제주 양식장 5곳서 광어 3600여마리 폐사

제주 연안에 고수온 위기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육상 양식장에서 광어 수천마리가 폐사했다.

 

1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한경면 육상 양식장 5곳에서 광어 3600여 마리가 폐사해 500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도가 31일 고수온·저염분수 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긴급 회의를 열고,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양식장 어패류 폐사 신고는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는 고수온 대응반을 현장에 보내 피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육상 양식장의 경우도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하는데, 여름철에는 양식장에서 고수온으로 인한 수산물 폐사 피해가 종종 발생한다”며 “피해 정도가 현재 신고 내용상으로는 평시 여름철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피해가 더 날 수 있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연안에는 고수온 상태가 지속되면서 전날 오후 2시를 기해 고수온 주의보가 위기 경보(심각 1단계)로 격상됐다.

 

고수온 경보는 28도 이상의 고수온이 3일 이상 지속할 때 내려진다.

 

제주 연안은 6월까지 수온이 24도 내외로 평상시 수준이었다가 지난달 주의보 상태인 28도 내외까지 도달했다.

 

또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45㎞ 해역에서는 26psu(실용염분단위·바닷물 1㎏당 녹아있는 염분의 총량을 g로 나타낸 것)의 저염분수 물 덩어리가 해양수산연구원 조사에서 관측됐다.

 

저염분수는 실용염분단위가 26psu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특히 올여름 들어서는 중국 양쯔강 하구에서 많은 양의 저염분수가 바다로 밀려들어 저염분수의 제주 유입 가능성도 큰 편이다.

 

양쯔강 하구에서는 지난달 초 기준 초당 7만2000t 이상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년 초당 4만7000t에 비해 53.2%가량 늘어난 것이다.

 

고수온의 저염분수가 들어올 경우 전복, 소라 같은 정착성 저서생물의 삼투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폐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제주도는 전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고수온·저염분수 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또 지난달 5일 고수온·저염분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고수온 특보에 따라 고수온 대응반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고수온 현황·저염분수 유입 예찰 정보를 토대로 단계별 상황을 전파하고, 양식생물·마을 어장 수산생물 현장 지도·점검 및 예찰을 강화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 연안에 저염분수가 유입돼 마을 어장에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 단계를 1단계 격상해 선제 대응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