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포함해 총 24건의 세계유산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는 지난달 31일 폐막했다.
1일 외교부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 문화유산 19건, 자연유산 4건, 복합유산 1건이 세계유산에 신규 등재됐다.이로써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952건, 자연유산 231건, 복합유산 40건 등 총 1223건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문기구로부터 당초 보류(R)를 권고받았던 4건의 유산 중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베트레니차 동굴, 일본의 사도광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해방, 화해 : 넬슨 만델라 유산 유적 등 3건은 수정안이 제출되어 등재 결정됐다.
파나마의 식민지 시대 지협 횡단 경로는 수정안이 제출되지 않아 최종 보류(R) 결정됐다. 반려(D) 권고를 받았던 이란의 헤그마타네와 하마단의 역사 중심지는 수정안이 제출되어 최종 등재에 성공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중국의 베이징 중심축:중국 수도의 이상적 질서를 보여주는 건축 앙상블 등 7건이 세계유산으로 확정됐다.
사도광산은 조선인 약 1500명이 동원돼 강제노역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한국 정부는 그간 사도광산의 등재에 반대해왔으나, 일본 정부가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우리측 요구를 수용하고 관련 전시물 설치, 추도식 개최 등을 약속하면서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는 가자지구 내 '성 힐라리온 수도원(텔 움 아메르)'은 긴급 절차를 밟아 등재됐다. 수도원은 등재와 동시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 올랐다.
덴마크·독일·영국·미국의 '모라비아 교회 정착촌',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연안의 철새 보호구역(Ⅱ단계)' 등은 유산 경계를 넓혀 각각 확장 등재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등재 유산의 보존 상황도 점검했다. 위원회는 우크라이나의 '리비우 역사 지구', '오데사 역사 지구' 등의 상황을 논의한 뒤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러시아에 촉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국가유산청은 위원회 기간에 외교부와 공동으로 '세계유산에 대한 참여적 접근'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여는 등 위원국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센터는 세계유산 리더십 프로그램을 지원한 우리 정부에 감사를 표했고, 한국은 아프리카와 군소 도서 개발도상국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신탁기금 확대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차기 위원회는 내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은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의장국으로 선출됐으며, 한반도 선사문화의 정수로 여겨지는 '반구천의 암각화' 등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