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 57kg급 결승에서 허미미(22·경북체육회)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가 악성 댓글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데구치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읽어달라”고 적으며 “댓글을 읽으면서 슬펐고, 동시에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해서 한 마디 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이런 헛된 싸움을 좋아하진 않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부정적인 의견을 갖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굳이 그 말을 총처럼 겨누고 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경기들이 원하는 대로 잘 풀리지 않았지만 모든 선수는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 유도 매트에 선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뛴다”며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구치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허미미를 반칙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당시 두 선수는 지도 2개씩을 받았고,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가 누적돼 패했다.
김미정 대표팀 감독은 “(위장 공격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개최지가) 유럽이라는 것이 (판정에) 조금 작용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온라인 상에서도 허미미의 마지막 공격이 위장 공격인지 아닌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데구치 역시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판정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의견을 남겼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데구치의 SNS에 부정적인 댓글을 남겼으며, 몇몇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적었다. 도를 넘은 비난이 계속되자 데구치가 직접 자제 요청에 나선 것이다.
캐나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데구치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도를 배웠고, 일본 대표팀으로 활동했다. 캐나다 측의 영입 제안을 받은 그는 2017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며 캐나다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