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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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발의하라” 연일 압박

박찬대 “애초 발의할 생각 없어
조만간 3번째 특검안 추진할 것”
韓 “절차 필요”… 여야 눈치싸움

더불어민주당이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압박했다. 전당대회 중 ‘대법원장 등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했던 한 대표가 최근 ‘당의 민주적 절차’를 거쳐 특검법을 발의하겠단 뜻을 밝힌 가운데 여야 ‘눈치싸움’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해병대원 특검을 해야 한다더니 전당대회 끝난 지 열흘이 다 됐는데 특검법을 발의했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며 “명색이 당대표인데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법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 10명을 구하지 못해서 발의를 못했단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만 질질 끄는 건 애초부터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할 생각이 전혀 없었단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어떤 법안을 생각하든지 먼저 법안을 내놓아야 설득을 하든 토론을 하든 가능하지 않겠나.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한 대표가 생각하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조만간 더 강화된 세 번째 특검법을 다시 발의해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더 강화된 특검’과 함께 ‘제3자 특검 추천’ 내용을 포함한 여러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다양한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고민하는 상태다. 제3자 (특검) 추천이든 여당 제안이든 다양하게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1대 국회 때까지 포함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채상병 특검법 단독 처리 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국회 재의결 부결 수순을 밟았던 만큼, 민주당 내엔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안이 필요하단 인식이 확산한 터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야가 정략적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진실 규명이 가장 중요하니까 (한 대표의 제3자 특검 추천안도) 같이 테이블에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발의해야 한다”며 “당의 민주적 절차를 통해 잘 설명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채상병 특검법 발의와 관련해 “(한 대표가) 그 부분을 되돌리거나 안 하는 쪽으로 가기엔 좀 리스크가 있다”며 “그건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