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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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의혹' 마두로, 대법에 개표 감사 청구… “요식행위” 비판

G7 “대선 결과 투명한 공개” 압박하자
개표 비공개·부정선거 의혹 불식 시도
“선관위 해킹 배후 일론 머스크” 지목도

국제사회가 대통령 선거 부정선거 의혹이 일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에 대법원에 개표 감사를 요청했는데, 친(親)정부 성향인 사법부의 감사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니컬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아직도 구체적인 대선 결과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의 승리를 보여주기 싫거나 선거 결과를 조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지난달 28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시간 개표 상황을 비공개로 하고 참관도 불허해 조작 의혹을 낳았다. 여론조사나 출구조사에서도 곤살레스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섰다는 반박이 나오며 결과에 불복한 시민들의 시위는 격화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선거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상세한 선거 결과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며 “모든 정보를 야당과 독립적인 선거 참관인들에게 즉시 공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남미의 좌파 정부들까지 마두로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베네수엘라 정부에 투명한 개표 자료 공개를 촉구한다”고 적었고,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계속된 부정선거 의혹에 마두로 대통령은 대법원에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전반을 감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외에서 계속되는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선관위 개표 시스템 해킹 시도가 있었다며 그 배후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지목하기도 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검찰은 일부 개표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며 “북마케도니아에서의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마케도니아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야권은 선관위가 득표수 데이터를 숨기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