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단지에서 일어난 ‘일본도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소지가 허가된 전국 8만여정 도검에 대한 전수 점검에 나서는 한편 소지 허가 절차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본도 살인사건의 피의자 백모(37)씨는 1일 구속됐다.
경찰청은 이날 전체 소지 허가 도검 8만2641정을 대상으로 한 달간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지 허가 이후 범죄경력 발생 여부와 가정폭력 발생 이력, 관할 경찰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소지 허가 적정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도검 소지자의 범죄경력이 확인될 경우에는 총포화약법에 따라 소지 허가를 취소하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정신건강 자료를 제출받아 소지 허가 여부를 심의한다. 신규 소지 허가 절차도 강화된다. 신규 허가 시 경찰서 담당자가 신청자를 직접 면담하고, 이 과정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을 위원장으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경찰은 총포화약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신규 허가 시 신청자의 정신질환 또는 성격장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허가 갱신 규정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이번 전수 점검은 지난달 29일 은평구 한 아파트 정문 앞에서 백씨가 날 길이 75㎝의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이뤄졌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백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마약검사를 위해 백씨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했다. 백씨는 법원 출석 전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