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대 코인사기로 거둔 수익으로 시골 창고에 슈퍼카만 13대를 숨겨두고 해외로 도주를 시도했던 이른바 ‘존버킴’ 박모씨가 구속기소됐다.
1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포도코인 사기 범행 총책인 박씨를 사기·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의 범행을 도운 동업자 A(38)씨는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박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스캠 코인인 ‘포도’를 발행·상장해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띄운 뒤 전량 매도해 80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이들이 얻은 이익은 21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매도 대금을 사적으로 써 코인 발행업체인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포도코인 발행업체 대표 한모(40)씨는 상장을 위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 거래소에 제출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으로 출국 금지된 박씨는 수사기관을 피해 작년 12월 중국 밀항을 시도하다가 목포 해경에 붙잡혔고,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달 출소했지만 곧장 다시 구속됐다.
그는 고급 호텔 등에 ‘시세조종팀’과 ‘리딩방팀’을 꾸려 분산 상주시킨 뒤 주도면밀하게 역할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포도코인이 12명의 개발자와 충분한 재정을 확보한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제 개발업체는 대표와 직원 1명으로 구성돼 능력이 없고 코인 매도대금도 사업에 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소셜미디어(SNS)·온라인 카페에 자신이 코인 사업으로 벌었다며 보유한 초고가 차량 사진 등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월 박씨가 외딴 시골 창고에 범죄 수익으로 구매한 초고가 차량을 숨겨둔 사실을 파악해 ‘부가티 디보’(추정가 73억원), ‘페라리 라페라리’(추정가 46억원) 등 차량 13대와 오토바이 1대를 압수했다.
압수 차량 중 박씨 명의의 차량은 몰수보전 명령을 받아 처분 금지 조치했고 차명으로 보유하거나 리스계약을 체결한 차량 역시 몰수보전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박씨가 차량 일부를 해외로 매각해 대금이 입금돼있는 자동차 수출업체 명의 계좌에서 43억원의 예금채권도 몰수보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을 전액 몰수·추징해 박탈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시장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다수의 서민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 세력은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