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8강전이 펼쳐진 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임애지(25·화순군청)가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가 4강 진출을 두고 맞붙었다. 복싱은 4강에 올라가면 결승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동메달을 수여하기 때문에 임애지는 이날 경기만 이겨내면 최소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장 165cm로 159인 카스타네다에 비해 리치가 긴 임애지는 인파이터 스타일로 들어오는 상대와 거리를 두고 아웃복싱 스타일로 맞섰다. 안으로 파고드는 카스타네다에게 유효타를 적절하게 날리며 타격을 줬고, 카스타네다는 이를 파훼하기 위해 계속 저돌적으로 파고 들었다. 1라운드 결과는 임애지가 심판 3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았고, 카스타네다가 2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아 임애지가 미세하게 앞서나갔다.
2라운드 들어 임애지도 공격 강도를 한층 더 올렸다. 긴 리치를 활용해 상대 공격이 들어오는 것을 피하며 카운터 펀치를 날렸고, 때로는 상대가 파고들 때 같이 난타전 양상도 만들었다. 반면 카스타네다는 저돌적으로 파고들기만 할뿐 정타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2라운드 결과도 임애지가 심판 3명에게 10-9 우세 판정, 카스타네다가 2명에게 10-9 우세 판정을 받으며 한층 더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갔다.
마지막 3라운드. 상황이 불리한 카스타네다가 더욱 거칠게 파고들었지만, 임애지는 상대의 급한 심정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긴 리치를 활용해 툭툭 견제하며 잘 대처했다. 마지막 10초를 남겨두고 난타전이 벌어졌고 임애지도 힘껏 맞서 싸우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3라운드 판정 결과도 임애지의 우세였다. 임애지는 3-2(30-27 30-27 28-29 29-28 28-29)로 판정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