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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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넘어 ‘보글보글’ 한국, 이젠 온열질환도 조심해야…

“날이 덥고 고령이라 도중 숨진 것…” 추정
전국 폭염경보 161곳 내려져…
60대 이상, 낮 시간대 야외 작업 시 주의해야…
한 국무총리, “무리한 야외작업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경남 진주에서 80대 여성이 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뜨거운 날씨 속 장시간 동안 더위에 노출되는 노인들에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클립아트코리아

 

2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15분쯤 진주시 대곡면 한 밭에서 A(88)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이웃 주민이 A씨의 흉부를 압박하고 있었으며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이 곧바로 10여 분간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A씨 검안 결과 “열사병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으며 “현재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 이날 날이 더웠고 A씨가 고령이라 밭일 도중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남 진주는 지난 달 28일 오전10시부터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2일 기준 경기 8곳, 강원 6곳, 경남 4곳을 포함해 전국에서 총 161곳으로 확대됐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를 넘는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거나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등 재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온열질환자가 1195명 발생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25.7도로 역대 세 번째로 더웠던 지난해 폭염 대책 기간(5월20일~9월30일)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98명이다.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두통·어지러움·근육경련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인 온열질환이다.

 

98명의 온열질환자 중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25명, 50대 17명, 40대 9명, 30대 4명, 20세 미만이 2명이다.

 

발생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33.3%로 가장 많았고, 장소는 실외가 85%를 차지했다. 특히 작업장과 논밭에서 46.7%가 발생해 낮 시간대 야외 작업 시 주의가 요구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앞서 지난 1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고령의 농업인의 사망 사고 비율이 높은 만큼 무리한 야외작업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예찰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충분한 조치를 지시하고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1일 개최된 ‘폭염 대응 추진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대에는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국민 행동 요령에 따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